아테네 가는 배 ( 정소성 문학전집 20), 정소성 지음, 문예바다 출간, 2020. 398 쪽
일전 김문환 화백 개인전을 통해 알게된 고 정소성 작가의 문학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 그의 많은
소설 작품 중에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 " 아테네 가는 배" 를 한권 주문한다.
책의 제목은 "아테네 가는 배" 이지만 책에는 이 단편소설을 포함하여 총 6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이 소설의 메인 줄거리는 프랑스에서 서양사를 공부하고 있는 주인공이 이태리를 통해서 그리스
북부에 위치한 데살로니키까지 가는 과정에 동행하는 여러명- 한국인,프랑스인, 독일인,중국인 등등과의
인과 관계 그리고 최종적으로 주인공과 함께 등장하는 또 다른 한국인이 오랫동안 계획한 북에 있는
아버지와 남에 있는 어머니를 데살로니키에서 조우시키려는 극적인 부부상봉이 무산되는
장면을 끝으로 소설이 끝나게 된다.
이 소설이 동인문학상을 받은 해가 1985년인데 그 때는 1991년 소련의 붕괴,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정식
수교하기 전이다보니 소설의 내용들이 별로 지금은 가깝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1985년 냉전시대에
남북 이산가족의 문제를 먼 이국의 트로이 신화와 연결해가면서 스토리를 끌고 나갔던 것이 당시 문단에서는
상당히 이색적이고 또 한국문학의 지평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다는
심사평이 책 말미에 실려 있다.
시간적으로는 고대와 현대를 잇고,공간적으로는 전 세계를 펴 놓고 인간사의 반복되는 문제를 그리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아테네 전후의 역사, 신화까지 그리고 그 지역 지명에 얽힌 이야기까지 너무 장황하고
현학적으로 기술되고 그래서 지루한 단점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분단 비극을 특이한 시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한국문학사에 이색적인 작품으로 평가되어 수상을 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고 김윤식 교수 같은 분은 이 소설의 단점을 리얼리티의 부족, 도식적인 점을 지적하고 있기는 하다.
고 정소성 작가는 1969년 서울 문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불어 교사 이후 단국대학교 조교수 재직중에
프랑스 정부 초청으로 도불하여 그곳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 때 프랑스에 거주했던 경험으로
수록된 다른 단편소설 "쌀 안치는 소리""슬픈 귀국"도 프랑스를 무대로 하고 있다.
지금이야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서 외국을 무대로 한 소설들이 그리 새롭고 신선할 것 까지는 없겠지만
1985년 당시에는 해외여행이 그리 흔하지 않던 시절이니 이런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소설이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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