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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by ts_cho 2021. 11. 4.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 Immanuel Wallerstein 외 지음,성백용 옮김, 창비 발간, 2015, 407쪽

 

신자유주의가 세계 경제를 지배하면서 개인 차원에서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까지 빈부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더우기 지난해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어 자산을

갖고 있는 부자들은 오히려 펜데믹이 축복으로 작용하고 있고 빈자들은 대안이 없는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이 현실에 과연 지금같은 모습의  자본주의는 지속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개인적으로 항상 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하는 책을 만난다.

이 책이 처음 쓰여진게 2013년이니 그동안 세상은 많은 변화가 있었고 또 미증유의 코로나 팬데믹까지 발생하여

저자들이 쓴 내용이 다소 지난 느낌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인류역사 전개에 있어 자본주의의 미래를 논하는

것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다섯명의 세계적인 사회학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밝히고 공동결론을 맺는 순서로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그리 만만한게 아니니 여기 단순하게 정리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의 번역자로 현재 한남대 역사교육과  성백용교수의 옮긴이의 말에서 상당 부분 참고 발췌하면서

간단히 몇 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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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조적 위기, 또는 자본주의가 자본가들에게 더이상 이득이 되지 않는 이유

   ( Immanuel Wallerstein : 뉴욕주립 빙엄튼대 페르낭브로델 센터 명예소장, 예일대 수석 연구학자, 국제 사회학

     회장을 역임했다, 한국에도 그의 저서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고 )

자본주의는 하나의 체제(system) 이며 모든 체제는 수명이 있는 법이라는 전제하에 근대세계체제가 자본주의 체제로

작동하게끔 해온 법칙들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면 왜 구조적 위기의 말기 단계에 처하게 되었는가를 이해하게 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 기본 법칙을 "자본의 끝없는 축적-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하기 위한 자본의 축적" 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체제는 팽창과 수축의 주기적 리듬( 소위 콘트라티에프 싸이클) 을 따라 진행되지만 지금은

더 이상 팽창의 여지도 조정 가능성도 닫히는 점근선에 다가감에 따라 평형상태로부터 멀어져 정상상태로의 복귀가

아예 불가능한 위기로 접근하고 있다. 노동비용,복지비용,환경비용 등의 비용 상승이 생산자의 이윤을 점점 더 

압박하는 것이 이 체제의 장기적 추세이며 그래서 이 이상 자본의 끝없는 축적이 불가능해지는 체제의 분기점이 

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시점이 금세기 중엽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그 다움에 올 세계체제는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하겠지만 후속체제를 위한 투쟁이 한창인 때를 살고 있는게 현실이고 그런 위기를 의식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운명을 통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논리.

 

2. 중간 계급 노동의 종말: 더 이상 탈출구는 없다

 ( Randall Collins : 펜실베니아 사회학 교수, 정치경제적 변동에 대한 가시역사학회의 대가로 손 꼽히고 있다고 한다)

저자 역시 자본주의의 발전논리 속에서 구조적 위기를 자초하는 매커니즘을 찾아보는데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현대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노동에 대체되는 구체적인 메카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의 기술적 대체' 는

산업혁명 이래로 전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그 동안의 기계화는 주로 불루칼라의 노동을 대체했고 화이트 칼라

일자리의 증가로 그 충격이 흡수되어 왔다. 그렇지만 최근의 4차 혁명 기술의 발달은 지난날 기술적 대체에 따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여러가지 탈출로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하고 있어 자본주의는 이제 막다른 길에

다다르고 있다고 본다는 이야기. 전술한 Wallerstein교수가 이윤 추구의 한계를 중심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추론한 반면 Collins는 주로 고용 유지의 한계를 통해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그는 " 사회주의적 소유와 강력한 중앙의 규제 및 계획을 의미하는 어떤 비자본주의 체제로" 이행하는 것만이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미래는 자본주의적 형태와 사회주의적 형태의 정치경제체제

사이에서 진동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3. 종말이 가까울지 모른다. 그런데 누구에게?

  ( Michael Mann : UCLA사회학 석좌교수 )

4. 무엇이 지금 자본주의를 위협하는가

  ( Craig Calhoun : 런던 정경대 학장, 사회과학 연구협의회 회장 역임 )

이 두 학자는 전술한 두 학자의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데 그들은 자본주의는 하나의 자족적 체제로 보지 않으며

체제적 위기를 자초하는 일반적인 운동법칙 같은 것은 있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자본주의란 경제체제일 뿐

아니라 법적 제도적 체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위협하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 사회라는 것은 경제체제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 정치, 군사, 지정학 등 다양한 범주의 인과 사슬이 다소 우연하게

교차하고 있으므로 자본주의의 붕괴나 어떤 대변혁보다는 저성장의 세계자본주의로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오히려 자본주의 자체에서 오는 위기보다는 핵전쟁이나 기후변화처럼 그 밖으로부터 오는 위기와 파국의 시나리오가

더 우려스럽다는 이야기. 그래서 초국가적인 연대와 저성장 경제의 수용이 필요하다는 결론.

 

5. 공산주의였던 체제

 ( Georgi Derluguian :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 사회학 교수, 민족주의 지식인의 시회학 기원과 시장 개혁의 정치학을

연구하고 있다고 )

끝으로 이 학자는 전술하고 있는 대립 구도에서 거리를 두고 자본주의에 대한 최초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쏘비에트

체제의 운명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1970년대 이미 Wallerstein 과 Collins는 서로 다른 근거로 소련의 멸망을

예측한 바 있다는데 저자는 이 글에서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의 지정학적 지반, 성공적인 산업화가 낳은 체제의

딜레마,노멘끌라투라가 지배하는 관료제적 지배체제의 경직화, 그리고 체제 말기의 위기 상황에서 드러난 지배

엘리트의 무능과 이탈을 보면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한 체제가 일련의 우발 사태에 대한 집단대응의 실패를

통해서 순식간에 침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같은 시기에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중국이 어떻게 

체제의 붕괴를 피하고 오늘날 세계의 한 주역으로 떠오를 수 있는가를 비교분석하고 있다.

 

6. 공동 결론 : 진지해지기 ( Getting Real )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서 이 다섯 학자들의 견해가 각자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결론이 있는데

지극히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미래는 불확실하며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체제적 위기에 대한

예측 또한 과거의 경험에서 관찰된 장기적 추세 또는 동역학을 미래에 투사한 결과일 따름일텐데

과거의 추세나 동역학이 미래에 그대로 발현될 것이란 것도 장담할 수 없은 일이다.  체제적 위기가

닥친다고 해도 그 이후의 이행에 관해서는 정말 예측이 불가능 할텐데 우리 인류가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경우를 본다면 항상 이성적으로만 행동해 왔던 것만은 아니고 비이성적으로 행동한 적도 많기 때문에

우리가 미래를 예언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위기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운명을 

통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에 결론을 진지해지기 라고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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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금융화와 신자유주의와 같은 탐욕적 자본주의의 팽창은 비단 국가와 사회 뿐 아니라 자연의 착취에도

의존해 왔는데 갈수록 악화되는 현실을 보면서 과연 이런 모습의 자본주의가 최상의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진지한 마음으로 읽었으나 결국은 DNA속에 탐욕과 광기를 가지고 있는 우리 인류가 얼마나

지혜롭게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또 다른 회의는 여전히 내 머리속에 남을 수 밖에 없다는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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