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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매들린 울브라이트 자서전

by ts_cho 2022. 3. 24.

마담 세크러터리 매들린 울브라이트 1, 2 권, 노은정,박미영 옮김, 황금가지 펴냄, 2003. 1권 416쪽.2권 450쪽

 

아침 뉴스에 미국 시간 3월 23일 빌 클린턴 시대에 국무장관으로 유명했던 매들린 울브라이트 여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났으나 외교관인 아버지가 공산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미국에서

정착하면서 웨즐리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한다. 그의 아버지는 덴버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저명한 교수로 이름을 날렸다는데 당시 제자 중의 한사람이 나중에 국무장관을 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이다.

원래 이름은 마리에 야나 코르벨로바였지만 언론 재벌 출신의 울브라이트와 결혼하면서 이름을 바꾸게 되었고

23년의 결혼 생활 이후 이혼을 하였으나 그 이름은 그냥 유지한다.

 

그동안 독서를 하면서 책이 쌓이게 되어 한동안은 그냥 계속 갖고 있다보니 서가가 부족하게도 되고 또 이사갈 때는

번거롭기도 해서 한 1,000권 정도만 유지하기로 하고 별로 인상 깊지 않았던 책들은 처분해 버리고 있는데

이 책은 2003년도에 상당히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라 처분하지 않고 계속 갖고 있다가 이번에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번 꺼내본다. 개인적인 독서 취향 중에 저서전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한 인간의 파라만장한

스토리는 어떤 논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 있고 픽션보다 더 리얼하며 또 당시의 시대 상황 같은 것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분들의 자서전은 그대로 역사적인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짓말 투성이의 자서전들도 범람하는 세상이어서 옥석을 가리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상 깊게

읽었던 자선전들은 처분하지 않고 그냥 갖고 있다.

자서전 이야기 하니까 최근에 인상 깊게 읽었던 자서전은 황석영 작가의 "수인 1.2권" 또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

파블로 네루다의 자서전, 조 바이든의 "지켜야 할 약속-나의 삶,신념,정치 ( Promises to keep-On Life and Politics )

등이 우선 떠오르는데 서점에 가봐도 최근에는 제대로 된 자서전이 잘 보이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어찌 되었던 울브라이트 자서전은 읽은지 거의 20여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내 기억속에 남아 있는 것은

진솔하게 썼다는 인상이다. 이혼 후에 딸 세명을 키우면서 겪었던 여러 고난들 그리고 이혼녀로서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면서 헤르페스나 에이즈 같은 것에 신경을 써야되는 등 쉽게 남들에게 말하기 힘든 것을 솔직히 

쓰고 있고 또 이런 상황을 야기시킨  전 남편에 대한 원망 같은 것도 진솔하게 쓰고 있다.

물론 대학교수나 와싱톤 정가에서 활약하는 기간 동안의 이야기는 클린턴 정부 당시 미국 정치 그리고 국제

정치의 이면을 이해하게 해주어 매우 흥미롭다.

그의 4년간의 유엔대사 또 4년간의 국무장관 재임 시절 만났던 기라성 같은 수많은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과의

이야기도 흥미 진진하고 2000년 남북한을 방문하면서 김정일과 만나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협의 했던 내용은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된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협력해서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서 남북한 비핵화 평화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클린턴의 발목을 잡았으며 또 미국이 세르비아를

폭격하는 것을 보고 북한이 의심을 버리지 못해 계속 뒤로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다는 사실. 결국은 클린턴 

행정부 임기 말까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당시의 아쉬움은 김대중 대통령과 헤어질 때 심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데 " 역사는 대통령 임기처럼 4년 단위로

편리하게 나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역사는 끊임없이 흐르고 이 경우에 그것은 평양을 시험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쓸어 버렸고, 김대중의 희망이 실현되는 것을 막았다. 내가 가려고 일어섰을 때 김대중은 손을 내밀려고 하다가

두 팔을 별렸고 우리는 포옹했다. 한반도의 현실에서 선과 악의 운명은 함께 얽혀 있는데 그것은 지리적 가까움과

우리 모두를 절멸시킬 수 있는 과학 기술 때문이다" 라고...(  2권 381쪽 )

 

비록 과거의 흘러간 역사지만 다시 한번 이 자서전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되야 우리도 이렇게 훌륭한 정치가를 가질 수 있을까.

마담 매들린 울브라이트의 명복을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