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문학동네 펴냄, 2020. 791 쪽
인터넷 교보를 뒤적이다가 만나게 된 책으로 이 소설은 스페인 소설로는 '돈키호테' 다음으로 많이 읽힌
소설이고 스페인에서만 150주 이상 베스트셀러에 올라 대성공을 거두었고 2002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세계 42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 2002년 프랑스에서
최고의 외국소설로, 독일에서는 130주 이상 베스트셀러로 돌풍을 일으키며 전세계에서 1500만부 이상
팔려 나간 유명한 소설이라고 한다.
791쪽의 두툼한 장편소설로 독특한 스토리의 구성과 문체로 오랫만에 이색적인 독서 체험을 한다.
역자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특징이자 원동력의 하나인 '마술적 사실주의' 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스테리한 이야기에 바르셀로나라는 현실적인 공간에 가상적인 기이한
공간을 설계해 놓음으로서 현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엮어 가는 것이 이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처음 한동안은 감이 제대로 오지 않아 지루한 느낌이 있었으나 중반부 이후
이 소설의 강한 흡입력에 빨려 들어 간다.
스토리는 여기 줄여서 쓸만큼 간단치가 않지만 한 소년이 우연히 얻게된 소설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겪게 되는 미스테리한 사랑과 서스펜스 스토리를 추적해 가면서 본인도 그 주인공이 겪는
과정과 유사한 체험이 얼키설키 엮어지는 내용인데 이 소설에는 사랑, 우정,증오,복수,유머,부재와 상실등
다양한 주제들과 보편적인 요소들이 미스테리한 내용에 잘 녹아 있어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닌 문학성이
풍부한 소설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작가의 문장 또한 묘한 매력이 있고 상당히 문학성이 뛰어나서 한 문장
한 문장마다 흡입력이 대단하여 다시 읽어보게도 된다. 대부분 장편소설에서 그렇듯이 사실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의 스페인 이름이 제대로 암기가 되지 않아 스토리가 헷갈리다보니 집중이 잘 되지 않았고
또한 내 독서 습관이 서너권의 다른 책을 동시에 읽어 나가기 때문에 읽다가 놔둔 부분을 다시 읽기
시작할 때 이전의 내용이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아 초반에는 별로 감흥이 없었으나 증반부 이후는 이 소설의
매력에 심취하게 되었다.
일전에 읽고 글을 썼던 " 테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소설과 마찬가지로 주무대가
바르셀로나인데 아직 그 도시를 한번도 가보지 못해서 소설에서 언급되는 많은 지역을 알고 있다면 더 내용이
머리속에서 이미지화가 잘되어 흥미가 더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어찌되었던 작가의 문장이 매우 문학적이고 독특해서 아주 인상에 남는 독서가 되었는데 책 중에 의미있는
문장들이 많은데 그 중에 ...
" 독서라는 예술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그것은 내밀한 의식이라고. 책은 우리가 이미 우리 안에 지니고
있는 것만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독서할 때 우리는 정신과 영혼을 건다고. 위대한 독서가들은 날마다
더 드물어져가고 있다고 " ( 779쪽 )
" 네가 보는 책들, 한 권 한 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단다. 책은 쓴 사람의 영혼과 책을 읽으며 꿈을 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다. 한 권의 책이 새 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 누군가가 책장들로 시선을 미끌러뜨릴 때마다
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 " ( 1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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