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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번역에 살고 죽고

by ts_cho 2022. 5. 25.

번역에 살고 죽고, 권남희 지음, 마음산책 펴냄, 2011. 247쪽

 

중고서적을 파는 알라딘에 가끔 들른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재미는 있지만 제 돈 다내고 사서 보기에는

아까운 가벼운 책들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어서 이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특별한 제목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외국책들 번역한 것 읽다보면 왜 번역을 이렇게 밖에

못할까 차라리 내가 해도 이보다는 낫겠다는 실현하지도 못할 생각을 해 본 적도 있고 아무튼 내가 모르는

다른 세계를 안다는 것도 의미도 있다는 생각에 일독한다.

 

저자 권남희는 일본서적만 20년 이상 ( 이 책이 나온게 2011년이니 지금은 30년 경력이겠다 ) 변역한 베테랑

번역가인데 처음에 번역가로서 어떻게 시작하였는가 그리고 번역이라는 세계는 어떤 세계인가를  매우 솔직하고

쉽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책도 247쪽 그리 두껍지도 않고 내용도 가벼워서 한자리에서 완독한다.

10년전에 쓴 글이니 지금은 그 세계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출판계 특별히 번역가들의 세계가 상당히

취약하고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동네라는 것이다. 추측컨데 지금도 별로 책을 읽는 사회 분위기가 아니니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고. 아무튼 어떤 과정을 통해서 번역서가 나오는가를 알게 되는 계기도 된다.

번역가가 직접 일본에 가서 책을 선정해서 갖고 와서 출판사에 검토서를 작성하여 추천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출판사에서 번역가에게 일본책을 주면서 검토서 작성하라고 해서 괜찮으면 번역 의뢰하여 출간하기도 하고, 등등.

 

일본 소설은 생각해보면 그리 많이 읽어본 것 같지는 않다. 한 때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거의 다 읽어보다가 '1Q84' 라는 좀 황당한 책을 끝으로 작별하고 당시 몇권의 일본 소설을 읽은 기억도

있는데 별로 인상에 남는 것은 없고.. 고전물로는 오래 전에 그 유명한 '대망'도 기억나고 또 대학 졸업하고 취직한

종합상사에서 필독서로 권장했던 '불모지대' 도 기억이 나고 어찌되었던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설국' 이후 그런대로

일본 소설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일본 소설에 대해서 언급할 만한 독서량은 절대 못되니 여기서 감히

일본 소설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막연히 일본소설은 감성적이고 가볍다라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인상을 갖고 있는데 맞는지 틀리는지는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이 책은 저자의 개인 넋두리부터 후배들에게 주는 충고 그리고 120여권을 번역하면서 결국은 

분야에서 고수가 되어 번역서가 아닌 개인 책도 펴내고 신문에 컬럼을 연재도 하고 하며서 유명해진

과정까지의 애환들 모든 스토리를 솔직하게 밝히고 있는데 번역료가 작업의 수고에 비해서 짜서 그런지

번역료에 관한 이야기를 줄기차게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번역을 잘하기 위해서는 오리지날 언어도 잘해야겠지만 한국말도 잘 해야할 것이고 또 그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지식이 있어야만 제대로 된 번역도 할 수 있을테니 그 수고가

만만치 않지만 특별히 번역사 자격증이 필요한 분야도 아니고보니 경쟁도 치열할테고 쉽지 않는 분야일거라는

추측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요즈음 책방에 가면 각나라별로 번역된 소설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 도대체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알 수도

없어 그냥 제목만 보다가 오는데 저자가 이 책 말미에 본인이 감명깊게 읽고 또 번역한 일본 소설 몇권을 추천하고

있다. 우선은 어떤 연유인지 귀에 익숙한 - 아마 영화 떄문인가- '카모메 식당' 그리고 텐노 아라타의

'애도하는 사람' 두 권부터 읽어보고 판단하기로 하자.

 

참 또 하나 더. 이 작가는 '러브래터' 라는 소설을 번역했었는데 출판 당시에는 인기가 없다가 나중에 그 영화가 

히트하면서- おげんきですか(お元気ですか。)오 겡끼데스까 하는 그 영화 ㅋ - 러브레터 번역한 사람이라고

갑자기 유명해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