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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저만치 혼자서- 김훈 소설

by ts_cho 2022. 9. 15.

저만지 혼자서, 김훈 소설, 문학동네 펴냄, 2022, 263쪽

 

이제는 우리 문단의 거장 반열에 오른 김훈 작가의 단편집 모음이다.

총 7편의 단편과 마지막에 작가의 표현대로 '군말' 이 있는데 이 '군말'에서  각 소설을 쓰게된 배경과 함께

작가의 짧은 소회를 밝히고 있다.

김훈 작가의 글의 특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대로 최대한 수식어를 배제하고 주어와 동사를 중심으로

변죽을 울리지 않고 핵심으로 진입하는 건조한 가운데 날카로움에 있는데 이 7편의 단편에서도 그런 특징이

잘 보여지고 있다.

 

작가의 '군말' 을 읽어보면 이런 단편들은 작가가 그냥 막연히 상상한 것들이 아니고 어떤 사건에 대한 기록을

읽거나 또 어떤 일들에 대한 밀착 취재를 통해 얻은 팩트들을 가지고 구성한 소설들이라는데 저자의 날카로운

안목과 또 깊은 사유가 여기 저기 무심한듯 빛나고 있음을 보게된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마치 형사가 수사를 하듯이 독자들을 한편은 시니컬하게  핵심으로 몰아가는 글솜씨는

가히 당대 제일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단편 소설들의 내용을 여기 줄여서 옮기는 의미없는 짓은 할 이유가 없는데 그래도 총 7편의 단편 중에서

첫번째 소설 " 명태와 고래'를 이야기해보면  휴전선 근처의 어부가 조업중에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남북한계선을 넘어서 발생하게 되는 비극을 덤덤히 쓰고 있는데 한참 전에 봤던 영화 '그물' 이 생각났다.

당시 '그물'이라는 영화를 보고 이 블로그에 글을 쓴 적도 있는데 이데올로기의 수레바퀴에 끼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순박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김훈 작가의 소설에서도 남쪽 그리고 북쪽에서

푝력으로 무너진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훈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마른 갈대가 바람에 날리면서  내는 쓸쓸하고 건조한 소리가 나는 것 같음을

느끼는데  그 가운데 작가의 깊은 사유와 또 인간 세상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배어있음이 있어 그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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