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시집, 문학과 지성사 펴냄, 1981년 초판, 2022년 54쇄, 96쪽
바로 전에 쓴 최승자 시인의 산문집 "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 에서 시인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했으니
여기서는 더 언급하지 말기로 하고.
책 날개에 써 있는 글이 이 시집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 그대로 옮겨 보자면
" 데뷔 시로 첫 시집의 제목을 삼은 ' 이 시대의 사랑' 에서 그는 정통적인 수법의 서정시 속에서, 그러나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뽑아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숴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이 호소는 하나의 여성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서의
사랑과 자유로움을 위한 언어적 결단이기도 하다'
쉽게 읽혀질 수 있는 시들이 아니다.
하나 하나 그 시어를 통해 시인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본다.
여러 시들 중에 하나...시인의 시 세계를 막연하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제 나의 사랑은
종기처럼 나의 사랑은 곪아
이제는 터지려 하네.
메스를 든 당신들.
그 칼 그림자를 피해 내 사랑은
뒷전으로만 맴돌다가
이제는 어둠 속으로 숨어
종기처럼 문둥병처럼
짓물러 터지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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