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독정리 마을에서,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2
12월 두번째 주말..올해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닐씨는 예년의 겨울에 비해 덜 춥기는 하지만 그래도 쌀쌀하다. 다행인 것은 바람은 많이 불지 않는다는 것.
화성 독정리 마을은 전에도 몇 번 가본 적이 있지만 정말 쓸쓸하고 주위에는 공장들이 있는, 그림을 그리러
이 겨울날 고생해서 찾아 가는 것에 비해 정말 별볼일이 없는 사생지라는 생각도 든다.
장소가 그렇다보니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럭저럭 추위는 중무장하면 버틸만하니 출정한다.
역시 현장에 가서 그림 소재를 찾아봐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프로 화가들은 이런 곳에서도 멋진
구도을 찾아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테니 흉내라도 내보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이 쓸쓸하게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고 그려보는데 처음에 생각했던 그런 결과물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요즈음은 파울 클레( Paul Klee) 가 했다는 " Art dose not reproduce the visible, rather, it makes visible "
"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생산 하는 것이 아니라 ,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 라는 말을 많이
생각해보는데 보이는 것도 재생산을 못하고 있는 주제에 내게는 너무 과분한 화두라는 생각도 .
겨울에 주말 사생을 강행하면서 이런 장소를 찾는 이유는 바람도 불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어딘가 몸을
피하고 따뜻하게 할 장소가 필요한데 여기 음식점은 상당히 호의적이라 그림 그리다가 음식점으로 와서 그림을 그려도
뭐라고 하지 않아 고령의 7학년 8학년 분들에게는 어쩌면 적절한 장소가 될 수도 있어 선정한다고 한다.
나야 아무리 추워도 실내로 들어가지는 않으니 이런 사생지에 대해 아쉬움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도 하지만 오후에 다른 음식도 시켜주니 어쩌면 서로 윈윈이 되는 점도 있다.
주말에 사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렇게 화구를 챙겨와서 그림도 그리고 친구들도 만나고 막걸리도 한 잔 하면서
토요일을 보내는 것이 몸 정신 건강에도 좋을테니 아무리 추워도 45인승 버스에 빈자리가 드물다.
오후가 되어 날이 흐려지니 기온이 급격히 하강하고 바람도 불기 시작하면서 쌀쌀해진다.
아침 7시반에 집을 나와 저녁에 8시 다 되어서 돌아온다. 12시간도 넘는 시간 중에 그림 그리는 시간은 불과
3시간 미만이라 가성비 측면에서는 상당히 비합리적이겠지만 그 짧은 시간만이라도 야외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몰입하여 그림 그리는 시간이 좋아 무거운 화구를 챙겨 나가는 이유가 된다.
다음 주에는 정말 매서운 겨울 날씨라는데 그건 그 때에 가서 생각해보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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