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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책) LP로 듣는 클래식

by ts_cho 2023. 2. 18.

LP로 듣는 클래식-유재후의 음악 이야기, 유재후 지음, 도서출판 등 펴냄, 2021, 293쪽

 

세상이 변하여 대부분의 금융 거래는 집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하는데  전에 은행에 갈 일이 생겼다.

은행에는 대부분의 고객이 나이 드신 아마도 인터넷 뱅킹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라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진다. 기다리는 동안에 비치되어 있는 책들을 보니 주로 돈에 관한 책들인데 그 중에 다른 분야의

책이 눈에 띄어 몇 페이지를 들춰 보다가 흥미가 있어 책 제목을 메모하고 집에 와서 주문한다.

 

저자는 우리 세대의 나이로 평범하게 외환은행에서 33년 근무하고 은퇴한 전직 직장인인데 중학교 2학년

시절에 형한테 선물 받는 허접한 야외전축( portable turntable) 과  소위 뺵판(해적판) 으로 불리우는

LP 두장을 물려 받으면서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 시작하여 평생 동안 LP를 수집하여 온 클래식 음악광이다.

물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중에 CD가 나오면서 CD로도 음악을 즐기지만 LP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이 좋아 그동안 모아 온 만장도 넘는 LP 를 즐기면서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클래식 음악을 체계적으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또

그럴 시간과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학창 시절 저자처럼 LP Player 도 없었으니 - 사실 당시에

그런 것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그리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도 없었고

FM 방송에서 나오는 클래식 음악도 귀에 익숙하지 않아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해외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말마다 시내에 나가서 음반가게에 들러 시간을 보내면서 무작위로 클래식 CD를 한두개씩 사와

듣기 시작하면서 클래식 음악에 매료되었고 그동안 모은 클래식 CD도 제법 많다.

그러나 이제는 CD 를 찾아 Audio 앰프로 듣는게 번거롭고 또 아파트에서는 크게 틀수도 없어 

주로 유투브에서 이 곡 저 곡을 찾아 책을 읽을 때나 그림을 그릴 때나 항상 듣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6번 '비창'을 듣고 있는데 잔뜩 흐린 겨울날 분위기에 

아주 어울리는 곡이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도 제대로 그 곡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 것이 아쉬워서 오래 전에 "클래식 명곡

대사전" 이란 책도 사서 어떤 곡을 들을 때마다 사전을 찾아서 그 곡 설명을 읽어보고 했는데

너무 전문적인 건조한 설명들이라 재미도 없고 한동안  관심 밖이다보니 그냥 서가에 먼지 쌓여 꽂혀 있고.

한참 전에 지인이 박종호란 분이 쓴 "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 이라고 3권 짜리 책을 주어 그 책에 설명된

몇 곡을 순서대로 듣다가 또 말았는데...

 

책 이야기를 하다가 잡다하게 다른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유재후 저 " LP로 듣는 클래식" 은 교육신문에

저자가 2년 동안 연재했던 글을 모은 책이라는데 43 개의 클래식 음악을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LP 와 함께

설명하는 글의 모음이다. 파리 지점장 시절 유럽에서의 음악 경험 이야기와 영화 이야기까지  곡마다 짧지만

그 곡에 얽힌 개인의 경험사까지 언급하면서 가볍게 쓰여진 책이라 읽으면서 큰 부담이 없는 수필을 읽는

느낌의 책이다. 

아침에 책상에 앉아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 하루에 한곡씩 유투브에서 저자가 소개한 곡을

찾아 들으면서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이제 43개의 곡을 다 듣고 마지막 곡인 '비창'을 듣는다.

그동안 내용도 모르고 들었던 곡들에 대해서 책을 통해 간단하나마 지식도 얻게 되고 나아가서

인터넷에서 더 자료를 찾아보고 어느덧  43일이  지나버렸다.

 

세상에는 그 분야를 전공하지 않아도 정말 고수들이 많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그 취미 수준을 넘어선

고수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반성도 하게 된다. 

박종호 저 "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을 꺼내서 다시 또 매일 한 곡씩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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