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시골 마을, 23 x 31 cm, watercolor on canson paper. 2023
그리움 - 이용악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白茂線)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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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발표된 시로 이 시를 쓴 이용악 시인은 1914년생으로 함경북도 무산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창작활동을 하다가 한국전쟁시 월북한 시인이다.
서울에서 활동할 당시 함경북도 무산의 처가집에 남겨두고 온 가족을 그리면서 쓴 가족애가
애절하게 그려진 아름다운 시이지만 월북작가의 시이다보니 그리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시 중에 백무선은 양강도 백암과 함경북도 무산을 잇는 철길이다.
사족 : 요즈음 세대들은 "잉크병이 언다" 라는 말을 이해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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