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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닥터 지바고 (상,하)

by ts_cho 2024. 1. 17.

닥터 지바고 1,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이영의 옮김, 새옴출판사 발간, 2022, 540쪽

닥터 지바고 2,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이영의 옮김, 새옴출판사 발간, 2022, 540쪽

 

일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교보문고에서 E Book Reader를 구매했더니  Sam 이라고 이북을

볼 수 있는 6개월 짜리 구독권을 주어 ( 물론 모든 책을 볼 수 있는게 아니고 제한된 책들이지만 )

볼만한 책을 찾아 보다가 닥터 지바고가 있어 다운 받아 읽어 본다.

( 2019년도에 오종우 교수의 책으로 닥터 지바고에 대한 내용인  " 진짜 실용적인 삶이란 " 을

읽고 이 블로그에 썼던 내용 몇 부분은 그냥 다시 갖고 온다. 다시 쓰기 귀찮아서 ㅎㅎ ) 

 

" 닥터 지바고"를 처음 접한 것은 파스테르나크가 쓴 소설이 아니라 데이비드 린 감독이

제작한 영화를 통해서 였는데 그 영화에 흐르는 애잔한 주제가 '라라의 테마' 와 함께 웅대한

시베리아 설원의 경치와 함께 펼쳐지는 러시아 혁명 당시의 스토리에 흠뻑 매료되어 영화는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일곱 여덟번은 본 것 같고 그 주제가는 항상 내가 즐겨 듣곤 한다.

특별히 영화의 처음 부분에 지바고 어머니의 장례식 장면이 나오는데  매장하고 난 이후

황량한 묘지에 바람이 불며 낙엽이 흩날리고 어린 지바고가 돌아와서 혼자 방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등은 나도 어렸을 때 추운 겨울에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차가운 산에서 파놓은

묘지에  관이 내려갈 때 관위에 흙을 뿌리던 개인적인 체험과  이리저리 오버랩이 되어 왠지

모르게 더 애잔하게 애착이 가는 영화가 된 것 같기도 하고.

학창시절 이 소설은 영어로 된 축약본( 펜귄북 시리즈로 기억하는데 )을 읽어 보았는데 당시에는

영어 공부를 위해 모르는 단어 하나 하나 전부 영한사전을 찾아가면서 읽었다보니 제대로

스토리의 흐름을 파악도 못했을 것 같다 ) 아무튼  지금 그 스토리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그냥 영화에서 본 스토리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번역된 1000쪽 이상의

책을 읽으면서 실제 소설과 영화 스토리가 많이 상이하고 또 영화도 좋았지만 원작의 위대함을

영화는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러시아 혁명을 중심으로 역사와 인간 그리고 이데올로기와 종교(러시아 정교) 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시각적인 미와 지바고와 라라간의 사랑 이야기 중심으로만 그려냈다는 생각

그리고 그게 결국  상영 시간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또 흥행을 위해서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의 장편 소설이 의례 그렇듯이 스토리가 장대하고 또 나오는 인물들이 많고 러시아

이름들이 복잡하다보니 처음에는 제대로 사람이름을 따라 잡기가 어려웠는데 다른 지바고

책에 있는  ' 나오는 사람 ' 4쪽을 인쇄해서 수시로 보면서 읽어나가다 보니 책의 1/4쯤에서는

어느 정도는  나오는 사람들 이름도 익숙해지고 또 그러다보니 스토리에도 몰입이 되어 며칠

동안 행복한 독서 경험이 된다.

특별히 지난 며칠 동안 눈이 자주 오는 겨울에 이 소설을 읽으니 왠지 모르게 추운 러시아의

설원에서 펼져지는 소설 속의 상황에 감정 이입도 더 잘 되는 느낌도 있다. 

 

파스테르나크는 "닥터 지바고"를 1945년부터 1955년까지 장장 11년간에 걸쳐서 썼다는데

그 스토리는 1901년부터 1953년까지 인류 역사에 엄청난 격변 - 두번의 세계대전, 세번의

러시아 혁명, 내전,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수립등- 가운데 한 개인 닥터 지바고에 일어난

이야기인데  이 소설을 완성하고도 소비에트 정부의 허락을 받지 못해 1957년 이태리에서 처음

발간되고 곧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그 다음 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소비에트

정권은 그에게 노벨상을 받으려면 아예 러시아를 떠나 망명하라고 강요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조국을 버릴 수 없어 상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 소설이 완성된지 33년이 지나서야 비로서

러시아에서  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많은 지식인들이 지난 세기에 인류가 이룩한 업적 열 가지를 선정한 적이

있다는데 20세기에는 실로 많은 과학적 발견, 컴퓨터,우주 여행, 복제양 돌리같은 생명의 복제등이

선정되었는데 그 가운데 소설책 한권이 있는데 그 책이 바로 '닥터 지바고"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솔직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고 또 어떤 사실적  근거가 있는지는 몰라도 그만큼 이 소설이

대단한 소설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어떤 면에서 방해가 되었던 것은 영화의 장면들인데 실제 소설 속의 인물

묘사와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인상이 다르고 상황에 대한 묘사가 영화에서는 너무 단순화 그리고

미화가 된 감이 있다는 사실.

러시아 혁명 당시 나라가 워낙 크다보니 혁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전 지역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백군과 적군의 내전등으로 인한 참상이 소설에는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저자는 이를 통해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인간을 파괴시키고 있는가를 고발하고 있는데 그런 내용은 영화에서는 별로

심도 있게 그려지고 있지 않은게 아무래도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도 그렇게 이데올로기가 인간성을 처참하게 파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반대 상황으로 순수한 인간애를 강조하기 위한 이야기인데 영화에서는 그게 제대로

표현되었나도 돌이켜 영화를 생각해보면 좀 아쉽기는 하나 그런대로 표현된 것 같기도 하고.

영화는 소설에서 일부를 갖고 와서 설정을 바꾼 부분도 많은데 그래도 좋았지만 소설을 읽고나니

영화에서 받았던 감동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광기의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 넣었던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문학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는게 역시 명불허전이다.

 

사족 : 영화에서는 지바고 역의 오마 샤리프가 멋진 모습으로 나오지만  소설에서는

지바고가 그렇게 미남은 아니고 오히려 라라의 첫 남편 파벨  안치포프가 지성을 겸비한

미남인데 영화에서는 파벨이 안경을 쓴 날카로운  모습으로 나온다.

소설 속의 여인 라라는 대단히 신비한 매력을 갖고 있는 미인으로 그려지고 있고...

 

변월룡 화가 ( 전시회 천재화가 변월룡 카테고리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가 그린

파스테르나크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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