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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수채화(watercolor)

( 수채화 ) 배꽃밭 향연

by ts_cho 2024. 4. 16.

배꽃밭 향연 , 23 x 31 cm, watercolor on canson paper. 2024

 

봄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 한다.

 

나 집을 떠나 길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