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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소동파 산문선

by ts_cho 2024. 8. 14.

소동파 산문선, 소식 지음, 류종목 옮김, 지식을 만드는 지식 펴냄, 2013, 168쪽

 

학창시절 그 유명한 중국의 문장가 소식의 " 적벽부" 을 읽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번 기회에 읽어보니 역시 감탄을 금치 못한다.

역자의 번역 글과 함께 짧은 내용 설명 그리고 한자로 된 원문까지 있어

글의 설명을 읽으면서 당시 시대 상황과 글의 배경을 알 수 있어 이해가 더하고

또 짧은 한자 실력이나마 감탄스러운 문장은 간간히 한자 원문도 일부 찾아보면서

오랫만에 동양 고전을 읽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책에 실린 여러 산문 중 그림 이야기가 나오는 글이 있는데 산문의 제목은

"문여가가 그린 운당곡의 누운 대 " 라고 소동파의 사촌형이기도 하고 절친한 친구였던

문동( 文同)의 그림 이야기이다. 소식도 그림을 잘 그렸지만 사촌 형인 문동은 

그림을 아주 잘 그렸는데 특별히 대나무를 잘 그렸다고 한다. 문동이 준 그림을 보며

세상을  떠난 문동을 그리워하면 쓴 글인데 이 글이 오늘날까지 많이 애호를 받는 이유가

글에서 재미있는 그림 이론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위 "성죽재흉( 成竹) "또는 "흉죽성죽( 胸有成竹) " 이라고 그림을 그리기 전에 이미

마음속에 완성된 대나무 그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화이론은 오늘날까지도

중국 회화 전공자들에게 금과옥조롤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하는데 대나무를 그리려면

미리 마음속에 완성된 대나무를 잘 구상한 다음 일필휘지로 단숨에 그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회화뿐 아니라 문학 창작에도 적용이 된다고 하는데 내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밖에서 그림을 그릴 때 어느 정도 완성된 그림을 머리 속에 넣어 놓고 그려야 잔반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그림이 나오는 경험을 하곤 하는데 이렇게 뭔가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한다는
것이 비단 회화나 문학에서 뿐이겠는가.

삶의 모든 부분에서 미리 미리 어느 정도 잘 준비가 되어야한다는 교훈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책을 소개한 글을 인터넷 교보에서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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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산문, 즉 문장은 당나라와 송나라 시대의 것을 으뜸으로 치는데 이 시기의 문장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람 여덟 명을 당송팔대가라고 한다.

소동파[蘇東坡, 본명 소식(蘇軾), 1036∼1101]는 부친 소순(蘇洵, 1009∼1066),

동생 소철(蘇轍, 1039∼1112)과 함께 당송팔대가로 꼽히는 것은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걸출한 문장가였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산문은 예술 형식을 강구하기보다는 머릿속에 가득 찬 생각이나 가슴속에

가득 찬 감정을 거침없이 자연스럽게 토로한 것이 특징이다. 그의 산문은 때로는

아주 논리적이고 때로는 지극히 서정적이다. 그의 의론(議論) 산문은 형상감 넘치는

비유로 논리가 더없이 명쾌하고, 그의 서정 산문은 자신의 정서와 영감을 거리낌 없이

그려 내고 있다. 그는 유불도(儒佛道) 사상을 두루 통섭한 폭넓은 사상의 소유자였던 만큼

그의 산문 역시 유가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하고 균형 잡힌 철리를 지니고 있다.
소동파의 산문은 약 4000편에 달하는데 이 ≪소동파산문선≫은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되어 있는 ≪동파전집≫에서 겨우 23수를 선정한 뒤 창작 시기별로 정리해

번역하고 주해했다. 가마솥의 국을 다 먹어 보아야만 솥 전체의 국 맛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여기저기서 한 숟가락씩 몇 군데만 떠먹어 보아도 솥 전체의 국 맛을 알 수

있다면 비록 물고기 비늘 하나만큼의 비중도 안 되는 적은 수일지라도 이것을 음미해

보는 것으로 소동파 산문의 전모를 가늠해 보는 것이 터무니없는 일은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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