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창비 발간. 2014. 216쪽
2016년 한강이란 작가가 "채식주의자" 라는 소설로 문학계의 노벨상이라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뉴스가 있었고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있었던 이 작가에게
대통령 박근혜는 축전을 거부했다는 뉴스도 세간의 관심을 끌었었다.
당시 나는 소설보다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 정치 경제 등등 사회과학책을 열심히
보던 시절이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나 보자고 그냥 지나갔다.
2년전 그러니까 2022년 다시 한강이란 작가가 언론에 자주 언급되기에 이 작가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여 " 작별하지 않는다" 라는 소설책과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라는 시집을 사서
읽어보고 이 블로그에 짧은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한강의 문학적 내공과 문장력에
감탄하여 앞으로 이 작가의 글을 꾸준히 따라가 봐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그냥 또 시간이 지나갔다.
이번에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정말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차제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하여 소설을 몇 권 집중적으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 교보에서 한강 작가의 소설 몇 권을 다운받았다. 지금 off line 에서는 책을 구하기가
힘들고 출판사는 연일 밤새 작업을 한다지만 e book 이야 언제고 읽을 수 있으니 그건 문제가
아니고 한편 될수 있으면 서가의 종이책들을 이제는 하나 둘 처분하려고 하니 E book 은
아주 나에게 적절한 대안이 된다.
어찌 되었던 이 "소년이 온다" 라는 소설은 그리 분량이 많은 것이 아니니 몇 시간이면 완독을
할 수 있지만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대학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보내던 시절의 사건이니
내 기억에 그 참상이 생생하게 남아 있으니 그냥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재학 중 군사훈련인 교련 수업을 거부한 이유로 군 입대 영장이 나와 3년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지만 1979년 10.26 사건 그리고 이어서 12.12 군사 구데타로 이어지는 극심한 혼란 상황에
학교에서는 연일 데모가 있었고 급기야는 휴교령이 내려지게 된다.
이런 와중에 혼란한 세상사에 눈과 귀를 막고 도서관에서 공부 열심히 하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많은 친구 후배들이 데모에 관련되어 수배 당하고 잡혀가서 폐인이 되는 처참한 상황에서
나는 마음을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학창 시절이었다.
그 이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정말 잔인하게 제압한 신군부의 독재 정부의 횡포는 계속되고..
당시의 암울했던 상황이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 소설의 내용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다양한 시선 ( 죽은 혼의 입장까지 포함하여) 그리고 살아 남은 사람들의 후일
이야기까지 입체적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한강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과 심도 있는 주제 의식으로 역사적인 사건을 그냥 하나의 지난 기록이
아닌 문학으로 승화시켜 역사의 상처와 인간의 존엄성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한다는 뉴스에 일부 극우 집단에서는 이를 폄하하기도 하고
또 어이없게도 스웨덴 대사관 앞에 가서 반대 시위도 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나기 보다는
오히려 서글픈 생각이 든다.
우리 민족은 휴전선으로 국토가 한번 나뉘어 졌고 또 1948년 남북이 다른 정부를 구성함으로서
다시 나라가 나뉘어졌고 1950년 6.25 전쟁으로 다시 민족이 나뉘어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남은 깊은 상흔이 아직 치유되지 못해 지금도 남북이 남남이 서로 반목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일제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가 한반도에 남긴 상흔이 8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언제나 제대로 치유될 수 있을지 마음이 정말 답답하고 무겁다.
미국 CNN 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유와 과정을 소개한 글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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