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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by ts_cho 2024. 12. 5.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음, 창비 발간, 2024, 364쪽
 
나는 유홍준 교수의 글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우선 글이 군더더기가 없어
읽기가 쉽고 독자를 가르치는 듯한 말투도 없어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용은 내용대로 충실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성과 전문성이 아주 잘 조화가 된 글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도
인기가 있다보니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가 500만부 이상이라는
엄청난 판매부수라는 신화를 기록하게 되었을 것이다.
 
유홍준 교수의 책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를 비롯하여 많은 책을 읽었는데
- 그 중에서 일본 답사기와 중국 답사기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빼고..
이번에는 스스로 "잡문" 이라고 말하는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일독한다. 말이 "잡문" 이지 내용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글들이다보니
배움이 많다.
 
저자의 삶의 이력을 읽다보면 정말 달리 고수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치열하게 한 분야의 고수가 되기 위해 한눈 팔지 않고 진지하게
노력해 온 인생을 보면서  스스로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같이 호흡하고 교류했던 스승들과 벗에 대한
회고가 정말 감명깊게 기록되고 있어 그 글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인 기록이라는
생각을 한다. 특별히 저자가 문리대 선배이다보니 언급되고 있는 학창시절의
동숭동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문화계로 나간 학교 선배들의 진지하고 풍요로운 인생 교류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비지니스 사회로 나와 그냥 한 소시민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내 과거 삶이 왠지 아쉽게도 
느껴진다. 아무튼 사람마다 처한 환경에서 주어진 삶이 있을테니 나는 나의
길을 살았고..

 
내용 중에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몇 개가 있어 옮겨보면..
일본의 고대사는 한반도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고 쌀농사,철기문화,문자,
불교, 도자기 등등 과거 일본의 문명 기반은 대부분 우리가 전해준 것인데 그런 나라가
과거 고대사를 왜곡하고 있고 또 우리를 식민지배를 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매우 화가 나는 사실이다.  또한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가 25명이나 되는 문명국이고
다른 나라에게서는 존경을 받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별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일본으로서는 또 기분이 좋지 않다.
이런 한일 정서는 열등의식으로 인해 서로를 왜곡하고 있어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있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하고 있다 "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니 일본은 험한론을
멈추고 갈등의 원인인 과거사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여야 하고 또한 한국은 일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에 일본 답사기을 썼다는 이야기.
 
또 하나, 중국 답사 중에 그들에게 배우고 싶은게 있었다는데 무엇보다도
공칠과삼(  功七過三  ), 구동존이 ( 求同存異 ) 같은 대륙적인 포용정신과 '사람마다 책임이 있다' 라는
'인인유책 ( 人人有責   ) ' 이라는 것. 물론 중국이 다른 나라들에게도 그런 포용력을 갖고
있는지 느끼는 것은 주관적인 이야기이겠지만 '인인유책( 人人有責   )' 이란 구호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말이라는 생각을 한다.
무슨 일만 있으면 희생양을 만들고 책임을 지지 않고 빠져나가려는 정서가
만연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특별히 배워야 할 표어라는 이야기.
 
맛이 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은 것처럼  
마찬가지로 좋은 글을 읽는 행복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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