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 책 ) 작은 땅의 야수들( Beasts of a Little Land )

by ts_cho 2024. 12. 26.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다산책방 발간 ,2022, 612쪽,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묻혀 조용히 지나간 뉴스가 하나 있는데 

재미문학가 김주혜가 쓴 "작은 땅의 야수들 " 이라는 소설이 러시아 최고 문학상인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 노벨상과 같는 시점에 있던 일이어서

김주혜 작가로서는 좀 억울한 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선 톨스토이 문학상이 무엇인가 알아보면 톨스토이 문학상은 러시아 문학 거장

레프 톨스토이의 문학적 유산을 기리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심사기준을 보면 톨스토이의 문학적 특징과 고전적 형식미를

바탕으로, 인간의 존재와 가치, 사회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을 선정한다고 한다

톨스토이 문학상은 삼성전자가 2003년부터 러시아의 야스나야 폴리야나 박물관과

공동으로 제정하여 시상하고 있고,  지금까지 세계적인 작가 총 27명의 수상자가 배출되었으며,

매년 다양한 분야의 문인들이 참여하여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김주혜 작가는 본인의 첫 장편소설이 수상하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 소설은 2021년도에 영어로 쓰여져 세상에 나온 이후 여러 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하는데 이번에 한국말로 번역이 되어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소설의 내용은 일제 강점기 시절에 독립 운동이라는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당시를 살았던

여러 사람의 이야기인데 첫 인상은 시대적 배경이 같다보니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가

연상되었는데  '파친코'와는 다른 점이 있는데 '파친코'는 한 가족의 이야기인 반면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족관계가 아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호랑이와 인간의 대결을 중심으로, 욕망, 사랑, 증오, 배신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을 깊이 있게 묘사하고 있어 시대를 초월하여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것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지다보니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소설의 후반부 해방이후 박정희 정권까지 성큼성큼 넘어가면서

작중 인물들의 이야기가 쓰여있는데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차피 역사 소설이 아니고 여러 인물들의 역경에 관한 이야기이니까 그렇게 쓸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아홉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작가가 이렇게 한국의 정서와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글을

쓸 수 있었을까 궁금했었는데 작가가 어떤 방송에 나와서 본인의 가족사을 이야기 하는데

외할아버지가 김구 선생님과 함께 상해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이고 어머니는 그 사실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이 있어 미국에 가서도 어린 시절부터 민족적 자존심에 대해서 좋은

가정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한편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받은 또 하나의 인상은 소설의 구성이나 문장이 러시아의

장편소설을 읽을 때 받았던 그런 느낌이었다. 작가가 또 방송 중에 밝힌 사실 중의 하나는

글이 잘 써지지 않았을 때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며칠이고 필사하곤 했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어찌되었던 한국인으로 외국에서 자부심을 갖고 집필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치열한 정신에 

감동을 받는다.

조만간 이 소설도 영화화가 된다고 하니 또 한번 기대해 본다.

 

사족 : 한국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엄청난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

진입하고 지금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예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자랑스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 내가 젊은 시절 외국에 출장갔을 때 한국인이라고 하면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었는데 참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아쉬운 것은 다른 분야에서는 이런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는데 정치 분야에서는 아직도

부끄러운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보니 나이가 많은 내 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정말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게 너무 유감이다.

나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점도 있고 부끄러운 점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내 나라이기 때문에 아끼는 마음에서 몇 줄 썼습니다..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2) 2025.01.09
( 책 ) 빛이 이끄는 곳으로  (10) 2025.01.01
( 책 ) 딩씨 마을의 꿈  (2) 2024.12.15
( 책)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7) 2024.12.05
( 책 ) 트럼프 2.0 시대  (4) 202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