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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도봉산자락에서

by ts_cho 2014. 1. 20.

 

 

 

도봉산자락에서. 41x31.8cm, Oil on canvas, 2014

 

지난 토요일(2014.01.18) 다시 도봉산으로……

올해 들어 첫 주는 수락산역, 두 번째 주는 장암역, 이번에는 도봉산역..

계속 7호선 끄트막에 있는 역으로 야외 사생을 나간다.

멀어서 좀 피곤하지만 돌아올 때 그래도 앉아서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는 6F 캔버스를 준비했다..경험상 4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에 8호는 좀

내 실력에 무리가 있어 6호를 준비했는데 적절한 것 같았다.

현장에서 최대한 분위기를 살리고 집에 와서 한시간정도 간단히 마무리하니

그런대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 되었다.

겨울산의 스산한 느낌을 살리려고 하다 보니 좀 탁해진 것 같기는 하나 그런대로

무난한 것 같은데 글쎄 또 내일 보면 어떤 느낌이 들지..

그 당시에는 잘 된 것 같아도 시간을 두고 다시 보면 또 부족한 게 자꾸 나오나

그렇다고 손을 대기 시작하면 현장감을 망치게 되니 여기서 스톱

 

사인을 봐꿨다그전 사인이 너무 단순한 것 같기도 해서..

 

지난 밤에 눈이 내렸다계속 겨울은 깊어간다

1월도 벌써 2/3가 지나가고 있다.

새삼 시간의 흐름이 낯설게 느껴진다.

눈이 쌓인 창 밖을 보며 문득 내가 좋아했던 시를 생각한다.

 

사평역에서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송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 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 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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