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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야경 II -서래마을 초저녁 산책길에

by ts_cho 2014. 8. 26.

 

야경 II. 27.3x22 cm, Oil on canvas, 2014

 

초저녁 서래마을로 산책을 나간다.

복잡하게 미로처럼 뻗은 골목길. 어둠이 말려오면서  전봇대에서 등을 밝히기 시작한다.

여기 저기로 뻗어 나간 전선들...전기줄, 통신선등등 마치 인간의 신경처럼 느껴진다. 

전선줄과 막 켜지기 시작한 등과 또 멀리 어설픈 저녁 노을이 아련해 한 컷. 그려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시 하나..근데 솔직히 세번째 단락은 정확히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

막연히 뭔가 알듯 말듯..그래서 더 머리속에서 맴돌고.

뭔가 분명한 것 보다는 여운을 갖는 것들..그래서 추상화가 어떤면에서는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그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황금 전봇대라는 시어가 마음에 든다..

 

한 때 황금 전봇대의 생을 질투하였다/ 심보선(1970- )

 

시간이 매일 그의 얼굴을
조금씩 구겨놓고 지나간다
이렇게 매일 구겨지다 보면
언젠가는 죽음의 밑을 잘 닦을 수 있게 되겠지

크리넥스 티슈처럼, 기막히게 부드러워져서
시간이 매일 그의 눈가에
주름살을 부비트랩처럼 깔아놓고 지나간다
거기 걸려 넘어지면

끔찍하여라, 노을 지는 어떤 초저녁에는
지평선에 머무른 황금 전봇대의 생(生)을
멀리 질투하기도 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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