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머나먼 선진국으로 가는 길
일전 보험 사기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았다.
작년 보험 사기가 7만7천 건에 금액으로는 5,190억 원이라고 한다.
지난 5년 사이에 건수로는 42%, 금액으로는 57% 증가했다고 한다.
이 숫자는 적발된 것이니 적발되지 않은 것을 추정해보면 어마어마한
사기가 행하여지고 있는 게 사실이란다.
보험감독원에서 2010년에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소위 “암수”(적발되지 않은
사기 건수)가 약 6-7배라니 그러면 작년 실제 사기 건수는 40만 건이 넘고
금액은 3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사기가 행하여 지고 있다는 얘기란다.
인간들이야 원래 선과 악의 양면성을 갖은 존재이니 어느 나라에도 이런
사기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란다.
우리가 항상 미워하면서 부러워하는 가까운 일본과 비교한 자료를 보면
우선 우리나라는 2012년도에 무고 6,244건, 위증 3,420건, 사기 291,128건
무고 위증도 일종의 사기로 보면 전부 약 300,000건 정도가 되는데 그것도
잡히지 않아 들어나지 않은 것은 제외하고 그런데 일본의 경우에는
일년에 사기가 약 5,000여건이라니 우리의 1/60정도이고 또 인구 비례를 감안해
보면 1/150 정도가 되니 우리가 정상이고 일본이 너무 깨끗한 건지 아니면
우리가 비정상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부끄러운 현실인 것은 사실이다.
일상에서 거짓말이 너무 비 죄악시 되고 있다. 정치가는 물론 지성의 상징처럼
얘기하는 교수라는 사람들도 표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지적당하면 우선은
거짓말하고 나중에는 그냥 미안하다고 하고 넘어가는 게 별로 이상하지
않은 일처럼 여겨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
요새 유행하는 소위 “의리”라는 것도 집단주의에 함몰되어 자기편이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보호해야 하는 게 마치 의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고 정직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마치 배반자처럼 의리가 없는 놈으로 간주되는 게
솔직히 우리네 정서 아닌가?
자기편이 거짓말하면 괜찮고 남이 거짓말하면 문제고 그러다 보니 거짓말을 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문화가 되다 보니 가까운 일본에 비해 사기 건수가 이렇게
비교할 수 없게 많은 이유가 될 수 밖에 없단 생각이 든다.
또한 사기로 처벌을 받는다고 하여도 그리 엄하지 않게 처벌되고 또 처벌이 끝나고
나서는 마치 본인은 희생자인 것처럼 행세하고 그러다 보니 거짓말하는 게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닌 것처럼 간주되고..
지난 저녁에 KBS에서 방영한 “카레아스키”를 봤다. 그전에도 몇 번 유사한 다큐가
방영이 된 적이 있지만 만주와 러시아에서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하여 희생된
수많은 선열들의 피와 한이 맺힌 사연을 볼 때 마다 부끄러운 마음 그지 없다.
일제의 압제를 견디다 못해 만주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말로 표현 못할 힘든 삶
그리고 관동군과의 치열한 독립전쟁사 등등…그 이후 그 후손들은 중앙 아시아로
또 연해주로 만주로 이리 저리 흩어져서 고생들을 하고 있는데 정작 해방이 된
한반도에서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서로 비방이나 하고 있고 또 남쪽은 말만
좌우지 실제는 제대로 된 이념도 없이 그냥 편을 짜서 소위 좌우라고 떠들면서
뒤죽박죽 나뉘어져 계속 저질적인 밥그릇 싸움질이나 하고 있고..
일제에서 해방된 이후 제대로 된 식민지 역사의 청산이 없이 친일파들이 다시
득세를 하다 보니 만주에서 정말 처절했던 독립전쟁의 역사는 고의적으로 외면되었고
마치 우리 민족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미국이 일본을 항복시킴으로써 우리의
해방은 거저 먹듯이 온 것 처럼 교육이 되어 왔으니 만주 그 추운 벌판에서
희생된 선조들의 넋이 어찌 편하게 잠들 수 있으랴.
아이러니칼하게도 그 후손들은 가난에서 벗어 나지 못해 한국에 와서 굳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고 있고.
선진국의 척도가 여러 가지가 있으리라.
우선 국민 소득이 객관적으로 따지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지만 그리고
사람이 가난하다 보면 체면도 덜 생각하게 된다지만 우리는 그 동안 꾸준히
기적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어 이제 소득 수준으로는 세계에서 부끄럽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지만 아직도 의식 수준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지니… 경제가 발전하면 그만큼 의식 수준도 높아져 거짓말을 쉽게
용인하는 문화가 사라져야 하건만 계속 사기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니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반합의 변증법 논리로 세상은 발전한다지만 지금 거짓말이 별로 심각하고
아주 죄질이 나쁜 죄로 간주되지 않은 이런 문화를 고치지 않으면 글쎄
경제적으로는 얼마나 나은 삶을 살지 모르겠지만 결코 도덕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오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나의 현주소는 어딜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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