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VI(방배동에서), 9 x 12", Oil on board, 2014
또 야경 그림 하나 그려봤다. 이번에는 디테일 묘사보다 그냥 분위기 위주로...
사진 보고 이렇게 그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진과는 달리 분위기를 살리면서
그리다보니 그런대로 행복하다..
시 하나..
화양연화(花樣年華)/ 이병률
줄자와 연필이 놓여 있는 거리
그 거리에 바람이 오면 경계가 서고
묵직한 잡지 귀퉁이와 주전자 뚜껑 사이
그 사이에 먼지가 앉으면 소식이 되는데
뭐 하러 집기를 다 덜어내고 마음을 닫는가
전파사와 미장원을 나누는 붉은 벽
그 새로 담쟁이 넝쿨이 오르면 알몸의 고양이가 울고
디스켓과 리모컨의 한 자 안 되는
그 길에 선을 그으면 아이들이 뛰어노는데
뭣 때문에 빛도 들어오지 않는 마음에다
돌을 져 나르는가
빈집과 새로 이사한 집 가운데 난 길
그 길목에 눈을 뿌리면 발자국이 사라지고
전봇대와 옥탑방 나란한 키를 따라
비행기가 날면 새들이 내려와 둥지를 돌보건만
무엇 하러 일 나갔다 일찌감치 되돌아와
어둔 방 불도 켜지 않고
퉁퉁 눈이 붓도록 울어쌌는가
-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문학동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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