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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가을- 그 텅빈 느낌을

by ts_cho 2014. 11. 21.

 

가을 그 텅빈 느낌. 9x12", Oil on board, 2014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일전 화성 석포리에서 느낌을 간단히 그려본다.

 

경기도 가평 연인산 자락에 친구가 살고 있다.

잣나무숲을 산책하며 시를 쓰는 친구인데 시의 내공이 상당하다.

글로벌한 비지니스의 세계를 경험하고 또 개인적으로 많은 삶의

시련과 굴곡을 지나서 이제 연인산 자락에서 안착, 시를 쓰면서

은퇴이후의 삶을 만들어 가는 시인이다.

최근에 그가 발표한 시 하나..

 

산짐승 울음소리를 듣는 저녁

김은호

 
산길을 내려오다
산짐승 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떤 짐승의 울음소리인지 몰랐지만 
그것은 노을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
또 어쩌면, 말 못할 서러움을 
오래 삭힌 노래일 것도 같았습니다.
 
목구멍 깊은 곳에서 샘솟 듯 
허공을 토해내는 소리에
저물던 산이 휘청거리고 
흰 구름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나는 눈물 애호가는 아니지만
그 어떤 울음도 꺾지 않으렵니다.
출렁이는 어깨에 조각배 같은 손 
얹혀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울음소리 난 곳 돌아다보는 나를 
숨어 바라볼지도 모르는 눈
그 샘물에 나를 씻고 싶었습니다.
 
며칠 후, 
숲에서 다시 그 소리 들렸습니다.
내게 하소연하는 것 같기도 
우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산짐승 울음소리 뒤 저 바깥세상에는
서로 손잡지 않고는 건너갈 수 없는
눈물의 강이 흐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산 그림자 밟으며 봄날은 멀어져가고
울음을 잘 배우고 싶은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