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에디톨로지-김정운 저

by ts_cho 2014. 12. 18.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부제를 갖은 책 에디톨로지를 읽다.
김정운교수의 책 노는 만큼 성공한다”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등을 통해 그리고 언론을 통해 그의 글을 꽤 읽어 왔는데

항상 새로운 시각에서 또 조금은 경박하지만 솔직하게 털어 놓는 식의 글이
재미 있어 항상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에디톨로지라는 책이 나와 즉시
읽어 본다.
책은 380여쪽에 훌륭한 제본으로 묵직하고 또 중간에 사진이나 삽화가 많아

읽어 가는데 지루하지 않고 다른 그의 책들처럼 우선 재미가 있다.
그가 어떤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그가 일반 대중에게 그냥 재미있게

썰을 푸는 사람에서 그래도 조금은 내공이 있는 심리학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전문적인 얘기들도 여기 저기 많이 있어 그런대로 가벼운 책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인터넷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결국 모든 지식은 어디엔가 있고 그것을 잘
찾아서 잘 편집하는 것이 창조이고 또 그래야 성공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내용으로 그 주장을 뒷바침하기 위한 많은 예를 재미있게
나열하고 있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읽고 나면 읽을 때는 재미있게 읽었어도 별로 특별히 머리속에

남는 것이 없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냥 글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그리고
뭔가 새로운 지식이 축적되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글을 쓰려니 별로
생각나는게 없다.

단지 책중에 보면서 insightful(우리말로 뭐라고 번역하면 좋을까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해서 밑줄 쳐놓은 것 중에 몇 개

객관적 척도가 있을 수 없는 인문학적 주장은 듣고자 하는 사람의 태도가 결정적이다.

의문은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다. 의문이 생기는 순간 그림의 자극들은 정보의 수준으로
올라온다. 의문을 가져야 지식구성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질문없는 삶이 가장 한심한
거다. 도무지 알고 싶은게 없으니 그 어떤 의미 부여도 안 되는 까닭이다.

인간의 가장 창조적인 작업인 예술의 목적은 일상의 반복과 익숙함을 낯설게 해 새로운
느낌을 느끼게 만드는 데 있다는 거다.

미학이 빠져 있는 창조는 막힌 길이다. 창조경제는 곧 미학인 것이다.

천재의 생각은 날아다닌다. 그러나 그 날아 다니는 생각을 현실에서 구체화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사람은 남들에게 폼나 보이고 싶을 때 성장한다.

세계 최초로 백과사전을 제작한 Diderot는 인간정신의 기능을 기억,이성,상상력으로
나눈 Francis Bacon의 분류에 따라 인간의 지식을 분류했다. 기억에는 역사, 이성에는
철학과 과학을 상상력에는 시와 예술을 대응시켜 새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을
이 세분야의 하위분과에 배치했다.

폐쇄성의 법칙으로 불리는 이 완결성의 법칙은 불완전한 지극을 서로 연결시켜 완전한
형태로 만들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경향….’왜 그녀는 그 상황에서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이 사소한 문제를 고민하며 밤새 잠 못 이루는 것도 불완전한 정보를 완전하게 해석

하려는 시도 때문이다.

짜증이 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과부하가 걸렸다는 의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burn out
이라고 한다. 에너지가 다 소진 되었다는 의미이다.

수백년에 걸쳐 형성된 문화가 다른데 어찌 몇 주 혹은 몇 달 애쓴다고 관점이 바뀔 수
있을까. 그래서 어설픈 자기 개발서는 읽고 나면 허탈하다. 읽을 때뿐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시간을 분절화하였다. 반복되는 것은 하나도
안 무섭다.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한 해가 잘못되면 그 다음 해에 다시 잘 하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새해가 오는 것을 매번 그렇게 축하하며 반기는 것이다.

모더니티의 전제가 되는 이성적 주체란 외적 강제의 자발적 복종에 불과하다는
푸코식 모더니티 비판이다.

해가 진 다음에 날기 시작하는 미네르바의 올빼미처럼 학자는 모든 일이 일어난 후에
이야기를 사작한다. 그러나 예술가는 다르다. 먼저 느끼고 먼저 표현한다. 그래서
예술가는 무모하고 학자는 비겁한 거다.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집단행동의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폭력,무질서,분노 등과
연관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절도,통일, 일치 등과 같은 긍정적
이미지다.

자연에는 이런 네트워크식 관계가 언제나 있어 왔다. 그러나 계층적 지식에만 익숙해 있던
인류는 네트워크식으로 관계를 맺는 세계를 달리 개념화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사회적 경력,학력을 제외하고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다.
학력 경력 없이도 자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깊은

자기성찰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명함을 내보이지 않고 자신을 얼마나 자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서술할 수 있는가가 진정한 성공의 기준이다.

현대심리학의 일관된 자아에 대한 요구는 자아 구성 과정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다.
내 안의 나는 항상 많다. 당연히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괴로워하거나 노여워하는 것은

오버. 일관된 자아에 관한 오버는 억압을 낳는다. 자아에 대한 억압된 기억은
타인의 내러티브를 왜곡하고 부정한다.

진리를 계몽하던 시대는 지났다. 듣는 이로 하여금 주체적 편집의 기회를 제공해야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다.

늙은 영웅은 없다.

천재는 사회 문화의 변동이 한 역사적 개인에게 편집되어 나타나는 우연적 결과다.

책은 끝까지 읽는게 아니다.

등등 재미있지만 또 그 내용이 상당한 insight를 갖은 귀절들이 있고 또 저자의 경험을 통한
유럽과 미국 문화의 차이를 심리학적으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그가 끝에 강조한 내용이 마음에 와 닿는다.
자신의 생각을 풍요롭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언어가 자유로와야한다고..영어 하나로는

이 글로벌한 시대에 축적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