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도시 II( Civitas Solis II ), 33m wide 7 m high, 이불 작
고교동창 몇명과 함께 한달에 한번씩 인문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만나 가볍게 술도 한잔 하면서 각자 관심이 있는
인문학적인 주제에 대해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이번 달에는 분위기를 바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나 전시회를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나는 약 두달전에 미국에서 잠시 방문한 친구와 온 적이 있어 그동안 전시 내용이 많이 달라진 것도 없어 새로운
맛은 없으나 대부분의 친구들은 작년에 오픈한 이 미술관을 방문한 적이 없으므로 다들 흥미 있어 한다.
그전 국군통합병원을 헐고 (앞 부분은 그당시의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자리에 현대식으로 멋진 전시관을
만들었지만 미술에 관심있는 사람들 말고는 사실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찾아 가서 보게 되지 않는게 현실이다.
나에게는 이 자리가 74년 군대시절 보안사령부가 이 자리에 있어( 당시 박통시절 문리대 출신들이 주축이된 민청학련
사건이 있고 나서 문리대 출신이어서인지 돌연히 퇴출되어 일반 부대로 전출되었지만) 당시의 추억도 아련하기도 한
장소이기도 하다.
전시회는 일전 왔을 때보다 축소되어 이불작가의 설치미술, Bauhaus전시회, 또 '정원'이라는 컨셉으로 현대 작가들의
작품전 등 이미 본 것이지만 그래도 평상시에 미술과 그리 가깝게 지내지 않던 친구들이 좋아하니 나도 덩달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불은 1964년생 여류작가로 행위미술 설치 미술로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작가인데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현대자동차의 후원하에 태양의 도시, 새벽의 노래라는 타이틀로 전시를 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대단하다.
거울을 이용하여 마치 빙하가 녹아 흘러 가는 것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그 사이를 걸어 가면서 한편 형용하기
힘든 이상한 감정에 빠진다.
그런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다보니 먼지가 자연스럽게 앉아서인지 바닥에 있는 거울의 광택이 일전에
본 것 만큼 광택이 나지 않는 것 같던데..단지 내 주관적인 생각일까..
한시간에 한번씩 무슨 수증기같은 것을 내뿜어서 극적인 효과가 있다.
허공에 떠있는 비행선과 기념탑은 파편이 되어 허공을 맴돈는 것 같은 효과도 있다.
Leandro Erlich라는 현대미술작가가 한진 해운의 후원으로 설치한 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배가
물위에 떠있는 것을 빈 공간에 설치한 작품으로 가까이 가서 보는 것보다 전시장 밖으로 나가 보니 더 실감이 난다.
Bauhaus전시는 그 당시 학교의 커리큘럼 그리고 특징들을 보여주는 전시회로 당시 설립자인 고르피우스를 중심으로
간딘스키,파울 클레등등의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참여하여 활동했던 기록들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공간, 기계라는 주제하에 7부로 나누어 종합적으로 바우하우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으며
또한 그 경향에 영향을 받은 한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같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 외부및 내부 이모 저모...
전시장 둘러보고 어둠이 내려오는 청와대 앞을 지나 경복궁 서쪽 마을- 요새는 서촌이라고 하는데 아직 옛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마을까지 천천히 산책하여 통인 시장 마을에서 옛날식 중국집에서 저녁을 먹고 또 고즈넉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하면서 이런 저런 학창시절 얘기, 명상 얘기등등 문화가 있는 저녁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간다. 그리고 우리는 나이 들어 가고..
좋은 친구들과 같이 보내는 이런 시간들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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