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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유화)수락산을 바라보며

by ts_cho 2015. 1. 27.

 

수락산을 바라보며, 45.5 x 33.3 cm, Oil on canvas, 2015

 

지난 주말 겨울치고는 비교적 날씨가 많이 풀려 7호선 도봉산역에는 등산객들이 가득하다.

서쪽으로는 도봉산 동쪽으로는 수락산이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작년에도 왔던 장소..도봉산 자락에서 도봉산을 그리면 너무 근경에 또 작년에 그렸던 적도 있어

이번에는 멀리 원경으로 수락산을 그려본다.

아직도 도봉산 자락 그늘에는 눈이 녹지 않았다.

 

중국 송대에 시인인 도연명의 유명한 飮酒(술을 마시며)라는 시에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 따서)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 편안히 남산을 바라본다) 라는 귀절이 있다

벼슬에서 떠나 전원에 묻혀 유유작작한 모습을 묘사하는 시인데

나도 동쪽 도봉산아래에서 유연견 수락산의 풍류를 흉내내 본다.

 

 

 

도봉산을 배경으로 연로하신 이동섭 고문님이 수채화 한 장 그리시면서 내 모습을 그려 넣으셨다.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연세가 족히 80은 전후로 보이시는데 멀리 수지에서 부터 항상 이른 시간에 열심히 그림

그리러 오시는  그 열정이 대단하다..젊은 시절에는 분명히  한 풍류를 하셨을 것 같은 분인데 세월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다.

 

 

실경에서는 앞 쪽의 울타리 나무가 너무 불규칙적으로 커서 그대로 그려보았더니 영 이상해서 상상력을

발휘 작은 울타리로 고치니 그런대로 보기에 안정감이 있다.

 

 

 

 

햇빛에 반짝이는 도봉산이 멋져서 한 장 찍어 보았는데 막상 사진으로 보니 영 현장에서 받은 감흥과는 너무 거리가

있다..내 사진 찍는 실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이게 사진의 한계인지 모르겠다..

 

飮酒(음주)

 

結廬在人境 (결려재인경)이나
而無車馬喧 (이무거마훤)이라
問君何能爾 (문군하능이)
心遠地自偏 (심원지자편)이라
採菊東籬下 (채국동리하)하니
悠然見南山 (유연견남산)
이라  

山氣日夕佳 (산기일석가)오
飛鳥相與還 (비조상여환)이라
此間有眞意 (차간유진의)하니
已忘言 (욕변이망언)이라

변두리에 오두막 짓고 사니

 

날 찾는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없네.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 그럴 수 있는가
마음이 욕심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구석지다.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 따다가
유유히 남산을 바라 보도다
산 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날아가는 새들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온다
이런 자연 속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말로 표현하려해도 할말을 잊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