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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샬롬과 쌀람-장벽에 가로막힌 평화

by ts_cho 2015. 4. 17.

 

유재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기행. 창비 발행

 

어제 저녁 CNN을 보니 이스라엘에서 2차대전중 유대인 학살 Holocaust로 사망한 600만명의 넋을 기리는

2분간의 싸이렌이 이스라엘 전역에 울려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어디에서고 묵념하는 모습을 방영한다.

2차대전이 끝난지 70년이 지났으니 아마 70주기 추모 행사의 일환인 모양이다.

문득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여 피어 보지도 못하고 꺾어진 수많은 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슬픈 애환의

사연과 함께 이런 저런 생각이 두서없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유럽 근무중에 많은 유럽인들과 만나면서 느낀 독일인들의 이미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대로 지극히

합리적이고 냉정한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이 어떻게 해서 2차대전중에 그런 엄청한 반인륜적인 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한편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끔찍한 야수성에 대해 생각도

해본다.

당시 네델란드에 사무실을 두고 건설에 관련된 수많은 자재를 구매하여 중동 현장에 보내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태리 회사들은 견적을 받고 무조건 50% 깍자고 하면 놀랍게도 응대하며 30 -40%씩 깍아주던

사기성이 농후한 이태리 회사들에 비해 독일 회사의 견적을 받고 5% 네고하려들면 화를 내면서 무슨 근거로

내 견적을 5% 깍으려 하느냐고 따지던 독일 회사들이 생각이 난다.

지극히 철저한 민족성 그래서 어쩌면 더 일사불란한 통제와 세뇌가 가능할 수 있었으리라.

거기에 물론 당시 유럽에서 유대인들의 유별난 행동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겠지만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단

민족이라는 원죄를 징벌한다는 마치 현대판 십자군 전쟁같은 일이 불과 100년도 되지 않는 역사에서 일어

났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칼하다.

 

이 책은 유재현 작가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여행하면서 우리가 그냥 막연하게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그 곳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는 의미있는 책이다.

우리는 지난 반공 이데올로기 그리고 기독교의 영향으로  이스라엘은 '선' 그리고 팔레스타인은 '악'으로 

막연히 이해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많았는데 실제 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선도 악도 아니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또다른 현대판 Holocaust로 내몰고 있으며 한편 팔레스타인 지배층은

마치 우리의 친일파 역사처럼 뒤로 이스라엘에 협조하면서  자기네들의 이익을 챙기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

계속 진행되어 오고 있는 그 배경등을 이해하기 쉽개 잘 기록하고 있어 읽어 가면서 그동안 CNN등에서 보았던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고통스런 장면이 오버랩되어 가슴이 저린다.

 

대학 시절 한떄 영어 공부한답시고 타임지 단어 찾아 가며 열심히 읽은 적이 있었다.

카터 대통령 시절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극적으로 평화 협정 기사로 상당히 많은 페이지 열심히

읽은게 특별히 기억이 난다. 당시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 대단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타임지 거의 전체가

이와 관련된 기사여서 그걸 전부 읽느라고 끙끙거렸던 기억..

그게  언제인데 그 이후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 중동에서는 화염이 

그칠 날이 없고..요새는 IS 까지..CNN을 보면 온통 중동 얘기뿐..도대체 언제 그곳에는 조용한 평화가 올런지...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독일은 그동안 많은 사죄를 했고 국제사회에서 지금 독일의 그런 만행을 다시 들추어 내어

얘기하는 일이 별로 없는것 같은데 한편 생각해보면 미국사회의 막강한 유대인 배경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에

한편은 인도적인 이유로 한편은 현실적인 이유로 독일이 사죄를 했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들고..

그런데 작금 일본이 우리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우리의 국력이 아직 일본에게는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어서

그렇게 지난 식민지의 역사를 자의적으로 왜곡하는가 싶고......

 

이스라엘 Holocaust 추모 화면과 세월호 추모식을 보면서  두서 없이 이런 저런 생각에 오래 전에 읽어 보았던

샬롬과 쌀람( 유대인들은 평화 평온이라는 샬롬을 인사말로 하고 또 아랍인들은 마리꿍 쌀람 이라고 비슷한

의미의 인사말을 한다) 을 꺼내서 다시 여기 저기 들춰본다.

 

인간 등정의 위대함과 동시에 모순적인 야수성 ...야누스의 얼굴을 한 인간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