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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

by ts_cho 2015. 2. 24.

 

 

일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삶과 죽음이란 주제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친구가 갖고 와서 빌려준 책으로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미 국내에서는 이리 저리 유명세를 탔던 책이던데

나는 말레이시아에 근무중에 복거일이란 작가가 영어공용화를 주장했다는 글을 읽고 물론 이 사람도

나름 내공이 있고 그렇게 주장하는 어떤 이유도 있겠지만 나는 전혀 동의할 수 없어 복거일이란 이름만 나와도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말레이시아가 영어 공용화를 하는 나라로서 결국 자국의 언어가 도외시되어 가는 것을 현장에서 보고 있었던

나의 입장에서는 이런 영어공용화의 논리에 대해 불쾌감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미국이 지배하고 있는 작금의 세계 경제 질서속에 경제적으로는 영어공용화가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단기적으로 그러나 문화적인 측면을  본다면 영어공용화는 종국적으로 자국의 문화를 황폐케하는

결과에 이를게 뻔한데...이런 주장은 인간의 삶의 경제적인 먹고 사는 단면만 강조하는 시각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에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고.

특히 요즈음 모든게 돈으로 환산되는 배금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더욱 우리 문화와 삶을 얄팍하고 천박하게

만들게 명약관화한 사실인데...

그 이후 우파논객으로서 여기 저기 메스콤에 니온 것을 우연히 본 적이 있지만 물론 나와 이념적 스팩트럼이

많이 다른것은 차치하고라도 우리 사회의 소위 우파논객들의 일방적인 논리 및 상대방에 대한 태도들에

대해 많이 실망하고 있어- 사실 좌파 논객들도 같은 문제를 갖고 있지만- 그가 쓴 글을 읽어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우연히 그가 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복거일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조금은 궁금하기도 해서

인터넷 여기 저기 찾아보니 암판정을 받고 치료를 거부하고 작가로서의 삶을 고집하였다는 얘기하며

서울상대를 나와 공상과학소설을 쓰기도 하고 또 자유경제를 신봉하는 논객으로서 많은 글도 쓰고

이 사회의 일반적인 작가들과는 많이 다른 독특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란 것을 알게도 되었다.

독특한기는 독특한게 결혼을 안하려고 37세까지 버티다가 부모의 강권으로 즉시 결혼하였다고 하니

하여간 뭔가는 일반인들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 같기도 하고...

또 동영상으로 그가 주장하는 여러 얘기들을 그런대로 흥미있게 보기도 했다.

아무튼 내가 동의하든 않하든간에 자기의 주관이 확실한 사람의 얘기나 글을 읽는 것은 나름 나의 생각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도 하고 또 새로운 사실도 알게도 되고 그런대로 유익한 일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의 사상이나 이념에 동의하든 않하든간에 이 책은 삶과 죽음이란 명제와 더불어 책제목대로 한가로운

걱정거리들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름 의미있게 읽었다.

암판정을 받고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고 자기 삶의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 작가의 자전적 스토리처럼 쓰여진

얘기로 그가 사유하는 일상의 여러가지 사건들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특별히 나도 그동안 병으로 죽음이라는 명제를 많이 생각도 해보았고 또 이제 남은 삶이 여태까지의

삶보다 훨씬 짦은 내 인생에서 그가 사유하는 많은 명제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은게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각자의 삶은 자기의 몫...어떻게 느끼는가는 자기의 몫이지만 실제 암이라는 일종의 사형선고를

받고 기다리면서 담담히 그리고 솔직히 써내려간 글은 애틋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죽음을 앞에둔 인생의 태도에서 일전에 언급했던 이어령교수는 결국 종교에의 귀의를 택한 반면 복거일은

지금 종교에 귀의한다는 것은 평생을 지식인으로 산 인생을 배반한다고 하면서 당당하게 저승의 성곽을

그대로 들이치고 싶다고 외치고 있는데 선택은 결국 각자의 몫!

 

그런데 지식인으로서의 자기 존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한 일이겠고-마치 프로메태우스가 신과 싸웠던 것처럼-

또 인간들이 지난 시간동안 이룩한 업적을 보면 정말 놀라운게 사실이고 또 얼마나 더 발전되어 나갈까에 대해

경외심마져 들지만 인간의  지식이란게 우주의 광활한  미지의 세계속에 얼마나 대단한 것들일까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