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홍콩 방문시 고 정경채군과 함께 찍은 사진. 뱅커답게 깔끔하게 넥타이를 메고 있다.
지난 주 갑자기 친한 친구 하나가 세상을 떠났다.
대학교 시절 만나서 서클을 같이 하며 벌써 40여년 사귀어 온 친구인데 경영대를 졸업하고 산업은행에
입사하여 홍콩, 프랑크프르트 지점등에 근무하였고 나중에 국제금융실장으로 부행장까지 올라가다가
어떤 지점에서 벌어진 본인도 몰랐던 금융 사고 하나로 책임을 지고 아쉽게 은행을 떠난
친구인데 그 때 다들 너무 아쉽게 생각했었던 기억이 있다. 충분히 은행장까지 될 수 있는 친구였는데하고..
그 이후 한의학 특히 침술에 관심을 보여 한의대 입학을 위해 공부하면서 우리들에게 많은 동양의학 지식을
얘기하던 친구였는데..그동안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도 하고 술도 한잔 하곤 했는데 지난번 만난게 그게 마지막이라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
많은 공유했던 기억이 눈앞을 지나간다.
대학 시절 같이 어울리던 추억, 결혼하고 집들이 하던 기억, 그 친구 독일 홍콩 근무시 출장 때마다 들려 같이
식사하고 얘기하던 기억..또 최근까지 함께 만났던 기억들..
최근에 얼굴빛이 별로 좋지 않아서 건강을 조심하라고 얘기했었는데 그게 그리도 갑자기 죽음까지 갈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그 친구가 유명을 달리하고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지만 나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죽음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또 관심이 없는 것이 전혀 이상할 일이 없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위에서 관련이 있는 사람이 떠날 때는 그 느낌이 전혀 다르며 특히 나 같은 경우에는 잘 알던 친구가
이렇게 갑자기 떠나니 그 여진이 만만치 않다.
삶이 그처럼 치열하고 많은 스토리를 갖고 있어도 결국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는 어쩌면 종이 한장 처럼 얇은 것.
삶의 다른 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죽음을 어쩌면 우리는 잊고 살다가 문득 그 죽음이 나의 등을 톡톡 두드리는
그런 느낌..
애석하다. 슬프다. 친구의 명복을 빈다.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리아 내전은 정말 해결책이 없는 것일까 (0) | 2015.10.02 |
---|---|
시간의 흐름을 새삼 느끼며.. (0) | 2015.09.13 |
두려움에 대하여( fear) (0) | 2015.06.24 |
베트남 종전 40주년에 즈음한 기사 (0) | 2015.05.19 |
Personal Humility-Good to Great에서 (0) | 2014.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