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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책)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

by ts_cho 2015. 9. 26.

 

조훈현,고수의 생각법, 2015 인풀루엔샬사 발행

 

누구나 마찬가지로 나도 살아오면서 항상 아쉽게 생각한게 몇가지 있다.

얼렁뚱땅 배운 기타를 프로처럼은 아니어도 그런대로 잘 다루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바둑..대개 바둑은 어렸을 때 집안에서 아버지나 삼촌 아니면 형에게서 배우고 나중에 친구들과 같이

실력을 늘려나가는게 보통의 과정인데 나는 아쉽게도 어린 시절 항상 병약하신 아버님 옆에 갈 수도 없었고 또

집안에 바둑을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도 없어 국민학교 졸업때까지 바둑이 뭔지 몰랐었다.

중학교 시절 좀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는 어린나이에 공부할 시간을 뻇긴다는 마음에 그리 깊이 들어가지 않고

그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카드 당구 골프등 잡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 바둑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다.

돌이캬보면 주위에 아마추어로서 고수인 친구 후배들도 있었지만 너무 늦었다는 어린  생각에- 스스로 두뇌게임에

어느정도 자부심이 넘쳐 늦게 하수로서 시작하는게 왠지 자존심이 구겨서인지- 늦게나마 배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자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쉬운 일이지만 아무튼 인생에서 꼭 배워야할 것 -그 자체로서도 훌륭한 게임이지만 또 한편

인생의 축소판으로 삶의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과정으로서-을 놓친 아쉬움이 크다.

물론 지금 시작해도 되겠지만 그리고 고수가 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그냥 즐기면 된다는 생각이면 

주위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겠지만 이제는 그림 그리는 일에 한정된 에너지를 쏟는것도 부족하기에

별로 욕심은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래도 한 떄는 신문에 연재되는 기보도 내용은 잘 몰라도 마치 무협소설에서 나오는 고수들의 얘기처럼

쓰여진 글도 열심히 읽은 적도 있고 적어도 당대를 풍미했던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이세돌 등등의 고수들 이름은 

알고 있고......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한 책을 그 자리에서 눈을 때지 못하고 독파한다.

한 때는 세계 최고수의 저자가 자기 바둑 인생을 회고하면서 쓴 글은 바둑을 모르는 문외한이 읽어도 재미있고

또 재미에 더해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많은 얘기들을 부담없이 그려내고 있다.

깜짝 놀란다.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고 더우기 아주 솔직하게 담담히 자기의 고백을 써내려간 자신감에.

유투브나 언론에서 본 그의 말솜씨와는 너무 다른 간결하고도 담백한 글 솜씨에 감탄한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세계 제일의 고수가 되었다는 사실 뒤에 가리워진 수많은 고통과 인내속에서 깨우쳐진

배움이 그대로 삶의 지혜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직결된다.

바둑이라는 오묘한 승부세계에서 얻은 교훈과 지혜를 써내려간 이 책은 한편 훌륭한 인생참고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시중에 범람하는 그저 그런 인생론과는 격이 다른 좋은 책이다.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이 깨닫는다.

아직 가야할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나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마음을 다진다.

 

책 중에 마음에 쏙 들어오는 얘기 하나...

바둑을 잘 두기 위한 많은 조언중에 "복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겼을 때는 그런대로 복기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안타깝게 진 경우에는 당장 그 자리를 떠나고 싶은게

인지상정이지만 프로세계의 룰은 다시 서로 복기를 하면서 패착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데 이것이야말로

패자에게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은 엄청난 고통을 주지만 그런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또 내면적으로 성숙한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

" 아파도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 아니 아플수록 더욱 예민하게 들여봐야 한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것은 내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프로 기사들이 수많은 기보를 연구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가 두었던 바둑을 복기하면서 검토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얘기..요새 내가 많은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보고 또 모사도 하지만 결국 나에게 절실하게 도움이 되는 것은 내가 그렸던 그림을 검토하여 부족한 부분을 머리 속으로만 생각할게 아니라 직접 한번 그려보는것...

삶의 분야는 달라도 결국 관통하는 것은 어쩌면 동일한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