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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생각들

(기타) 내가 좋아하는 시 하나..그리움(이용악)

by ts_cho 2015. 12. 16.

 

 

 

 

 

그리움 - 이용악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白茂線)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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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발표된 시로  이 시를 쓴 이용악 시인은 1914년생으로 함경북도 무산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창작활동을 하다가 한국전쟁시 월북한 시인이다.

서울에서 활동할 당시 함경북도 무산의 처가집에 남겨두고 온 가족을 그리면서 쓴 가족애가 애절하게

그려진 아름다운 시이지만  월북작가의 시이다보니 그리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시 중에 백무선은 양강도 백암과 함경북도 무산을 잇는 철길이다.

 

일전 어느  잡지를 보다가 김지하 시인이 젊은 시절 술자리에서 취흥에 겨워 문득 노트를 꺼내 한 장 북 찢어 

이 시를 휘갈겨 썼고 그것을 그자리에 있던 술친구가 보관하고 있어 공개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시가 너무

마음에 들어 핸드폰으로 그 노트를 사진 찍어 놓았다.

당시 술자리의 분위기를 상상해 보면  그런 멋진 낭만들도 있었던 지난 시절.....

 

지금 김지하 시인은  이상하게(?) 변하여 그게 혹독한 고문 탓인지 아니면 늙어서 판단이 흐려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젊은 날 그의 시 그리고 글을 많이 좋아한 적이 있었다.

하기사 당시 박통 시절 인문학을 공부하던 학도들 중에 김지하 시인이 우상이 아닌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마는..

 

눈 그림을 그리다보니 문득 이 시가 생각났다.

시 하나 변변히 외우지 못하고 있는게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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