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문학동네. 2016
2016년 노벨문학상에 구소비에트연뱡의 한 연방국이었던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쓴 소설은 단 두권이 국내에 소개가 되었는데 한 권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후유증을 기록한 " 체르노빌의
목소리"이고 다른 한 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찌 독일과의 전쟁에 참여했던 백만명에 이르는 구소련
여성 군인들 200여명과의 인터뷰를 기록한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War's unwomanly face)" 이다.
노벨 문학상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문학장르는 독특하여 일명 "목소리 소설( Novels of Voice)"이라고 불리는데
다년간 수백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Q&A가 아니라 일반 논픽션의 형식으로 쓰지만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강력한 매력이 있는 다큐멘타리 산문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했던 구소련의 여성 군인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기록한 이야기인데 영웅적으로 기록되는
전쟁 이야기가 아닌 처절한 전쟁의 추하고 고통스러운 내면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작가가 인터뷰한 200여명의 여인들은 숭고한 이상이니 승리니 패배니 작전이니 영웅이니 떄위를 이야기 하지 않고
그저 전쟁이라는 가혹한 운명 앞에 선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정말 처절하여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멈추면서 계속 이 비참한 차마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을 왜 다 읽어야하는가 하는 회의로 그만 읽을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 550여쪽에 이르는
이야기들을 독파한다.
생존을 위한 인간의 투쟁 나아가서 집단의 이해로 인한 갈등이 종국에는 힘으로 결정되는 메카니즘이 전쟁이라지만
전쟁만큼 인간의 잔인하고 추악한 면을 들어내는 것도 없을 것이다.
인류 역사상 있어왔던 수많은 전쟁들 그리고 이 시간에도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 그로 인해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헤세는 "전쟁은 우리들 모두가 지나치게 게으르고 지나치게 안이하고 지나치게
비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는데 과연 인간은 아무리해도 전쟁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일까.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인간은 결국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잔인할 수 있는데 인간이 신의 위대한 창조물이라고 할 수 있는가..
북한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하고 나서 연일 언론에 전쟁도 불사해야한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그들은 이미 전쟁의 참상도 겪어본 세대일텐데 그렇게 쉽게 전쟁을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의아스럽다.
인간에 대한 진정한 존엄성이 있다면 함부로 전쟁을 말하면 안된다.
어떠한 명분도 이데올로기도 생명보다는 절대 소중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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