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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책) 우리가 잃어버린 천재화가 변월룡

by ts_cho 2016. 4. 1.


                              변월룡,  문영대 씀, 컬처그라피 발간. 2012


지난 주 금요일 국립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변월룡 회고전을 관람하고 나오다가 그에 관한 책과 그림

도록을 전시장 매장에서 팔고 있어 사서 읽어 보았다.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전시회지만 뜻밖에도 책은 이미 2012년에 발간되었고 이 책을 쓴 문영대교수는

1994년부터 변월룡 연구에 매달려 2012년에 책을 발간하고 드디어 2016년에 대규모의 전시회를 열어

세상에 잃어버린- "잊혀진" 이 아닌- 천재화가 변월룡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얘기가 책에 쓰여 있다.


1994년 12월 러시아로 유학을 갔던 문영대교수는 국립러시아 미술관에서 "뻰 봐를렌"이라는 화가의 그림을

보게 되는데 그가 그린 한국인의 그림을 보고 직관적으로 뻰 봐를렌은 한국인임이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그 화가의 내력을 추적하여 드디어 그가 한국인(국적은 소련인)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유족들을

만나- 모든 가족이 화가라서 변월룡의 작품이 어느정도 보관되어 있었다- 수년간에 걸친 설득과 계획끝에

한국에서 2005년 광복 60주년에 맞추어 계획되어 있었으나 당시 정부가(  노무현정부 시절) 광복 60주년

문화행사 전반을 북한과 같이 협의 조율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반대로 무산되어 버린 일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일전 블로그의 글에서 쓴 대로 그가 레핀아카데미 교수시절 1953년 북한 소련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소련정부의 명을 받고 북한에 와서 미술교육의 재건을 위하여 힘을 쓰고 있었을 때 북한 당국에서 귀화하도록

권유하였으나 아내도 소련인이고 또 가족도 소련에 남겨두고 왔었기 때문에 귀화보다는 왔다갔다 하면서

소련의 도움을 받아 북한의 미술대학 교육을 재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귀화 요청을 거절하였는데

그것이 민족의 배반자로 북한 정부에서 낙인을 찍어 그 전시회가 무산되었고 그 이후 가족들의 실망으로

전시회 계획이 무산되었다는 안타까움이 책에 쓰여 있다.

그 이후 다행스럽게 유족들을 설득하여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 하여 드디어 우리가 몰랐던 대화가 변월룡을

만나게 되었으니 역사가 참 아이러니칼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과 관계가 좋게 유지가 되었으면 북한 눈치 보느라고 그냥 덮어 두었을 이런 천재화가가 아이러니칼하게도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고나서 아무런 문제 없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는 일이니 남북 갈등속에 얼마나 많은

역사적인 사실이나 업적들이 그냥 묻혀져 있을까 생각하니 안타깝기가 그지 없다.


단숨에 400여쪽의 책을 읽으면서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어린 시절부터 소련에서 이방인으로 살아 남기 위한 그의 불굴의 노력은 그를 소련에서도 위대한 화가로 우뚝

서게 만들었고  비록 국적은 소련인이었지만 조국에 대한 애정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그간 북한의

문화인들과 주고 받은 편지들 내용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남쪽은 남쪽만의 역사만 남고 또 북쪽은 그들 대로의 역사만 남아 반쪽짜리 역사를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을 생각해보면- 실제 만주에서의 독립운동사도 그렇고- 빨리 통일이 되어 제대로 된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한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모습은 참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런 기록을 남긴 문영대 교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