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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유화) 가평 신상리 물가에서

by ts_cho 2016. 6. 19.

가평 신상리 물가에서, 30.5 x 40.6 cm, Oil on Oil Paper. 2016

이제 본격적으로 여름이다. 내주부터는 장마 소식도 있고...
가평 신상리라는 동네..그냥 물가에  그늘 속에 앉아 어디를 그려야하나 궁리.
요즈음 왠일인지 영 콘디션이 별로라 좋은 구도를 찾아 그늘 밖으로 나가고 싶은 열의도 없다.ㅠㅠ
멀리 산도 보이는 전형적인 풍경화 구도도 있지만 그런 구도는 이미 식상한지 오래 그 자리에서
맞은편으로 보이는 경치를 그리기로 한다.

석삼자(三) 가로로 평행하게 가는 구도라서 피해야하는 구도라고들 하지만 별로 동의할 의향은 없고
그래도 뭔가 그 평범한 구도내에서 변화는 만들 수 있다는 생각.
윗부분의 정적인 느낌과 아랫부분의  동적인 물의 움직임을 그림의 포인트로 잡고...
신속한 속도로 비교적 큰 붓으로 그리다보니  두시간이 채 안걸려서 완성한다.

귀가길에 한화백님, 함교수님, 최선생님과 함께 밤 늦도록 생맥주와 더불어서 인생 그림 얘기..
자정이 다 되어서 몸은 취했지만 정신은 은화처럼 맑은 상태로 귀가..이래서 또 하루가 가고...

" 밤은 또 다른 이별이 또 다른 만남을 데리고 오는 시간
술은 방울을 흔들며 귀신을 부린다.
박제된 인생과 혼돈의 현기증이 죽은 날파리 가득 들어 있는 가로등 그림자가 된다.
노선버스는 일찍 끊어지고 택시는 날개를 달고 있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는 현기증
적막을 가르는 차가운 개천 물소리가 달동네 후미진 방의 흔들리는 형광등 불빛이 되고
눈 못보는 이 셋 모여 읽지 못하는 편지를 뜯어보며 하루를 토한다.
화초 심은 이유를 묻지 말라는 선인의 말이 편지에 담겨 있다."
   -- 김선호 시인의 '누가 누구와 외로움을 나누는가' 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