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파도로 지은 성, 김화영 문학선 4, 문학동네, 2015
일전 어느 신문을 보다가 김화영 교수의 여행기 이야기가 있어 그가 쓴 몇권의 책중에서 골라서 이 책을 읽는다.
당시 내가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다른 여행기와는 달리 김화영 교수의 글은 그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문학작품이
된다는 이야기여서 보통 여행기 책들이 저자들의 가벼운 그러면서 깊이 없는 감상과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어
흥미를 잃던 차에 한번 꼭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저자는 알베르토 까뮈로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불문학자로 이미 저서가 십여권이 넘고 프랑스 문학 번역서가
백여권이 넘을 정도의 내공이 탄탄한 분으로 이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1. 예술의 성; 프랑스에 산재되어 있는 성을 방문하며 쓰여진 글.
2. 보봐리를 찾아서 : 마담 보봐리의 저자인 플로베르의 흔적을 찾아 가는 여행기
3. 파리 기행 : 개선문, 노트르담,콩시에르즈리, 루브르 이야기
4. 인도기행
4. 아프리카의 찬란한 아침: "Out of Africa" 의 기억을 찾아
저자가 불문학자이다 보니 프랑스 문학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또 프랑스에서 오랜 시간 공부한 경험이 있어
그가 찾아 가는 프랑스에 산재되어 있는 성에 얽힌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성(城)에 대하여 쓴 글들은 읽으면서 가보지도 않았고 또 그가 이야기하는 성에 얽힌 문학작픔도 읽어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읽으면서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아 좀 지루한 느낌을 갖는것은 어쩔 수 없다.
억지로 읽긴 읽었으나 제대로 머리 속에 남는 것도 없고 나중에 혹시라도 프랑스에 가서 그 성들을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그 때 다시 꺼내서 읽어보기로 한다.
그러나 파리 부분은 이미 가보기도 했고 또 그런대로 알고 있던 유명한 명소이다보니 그의 해박한 문학지식과
함께 새로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된다.
인도 기행..이미 인도에 대해서는 훌륭한 여행기- 법정 스님이 쓴 책, 그리고 류시화 시인의 책-도 있고 또
나도 열댓번 인도에 다녀온 적이 있다보니 그가 그의 감성으로 느낀 인도 기행은 읽는 즐거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감성을 자극했던 부분은 아프리카 여행기인데 영화 Out of Africa로도
유명한 케냐의 사파리 이야기로 카랜 블리센의 자전적 소설 Out of Africa에서의 묘사를 그대로 인용하여
아프리카 기행의 신비함을 묘사하고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영화의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Out of Africa는 영화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여 이미 몇번을 본 적이 있지만 그 영화의 원작인 소설은
부끄럽게도 아직 읽은적이 없지만 여기에서 인용된 장면 묘사를 보니 너무 아름답게 쓰여져 있어 당장 구매 조치.
사실 외국생활도 오래했고 그리고 이제 더 많은 나라 도시를 방문하는 것에는 그리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 어차피 사는 동안 전세계의 모든 유명한 곳을 다 가볼 수도 없을테니 이제는 어딜 가드라도 그곳에서 어느 정도
긴 시간을 머물면서 스쳐가는 여행이 아니고 이곳 저곳 스케치도 하고 그 삶을 진하게 느껴보고 싶다. 그러다보니
남들처럼 요즈음 해외여행 쏘다니지 않아도 별로 아쉬움이 없었으나 이 책을 읽고 아프리카 케냐에 가서 사파리
여행 그것도 벌룬사파리(풍선같은 기구를 타고 하는)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글쎄 그리 쉬운 얘기는
아닌데...현역시절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가본게 아프리카 여행으로는 딱 한번인데 보츠와나에서 Civil Engineering
Consultant로 일하고 있는 사촌동생이 자꾸 한번 오라구도 하는데.....
여행기는 자칫 잘못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으로 끝날 수 있어 대부분의 책들이 감흥을 주지 못하지만 찾아 가는
지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 지리뿐 아니라 역사 문화까지- 그리고 저자의 원숙한 사유가 같이 어우러지는 그런
여행기는 읽다보면 그 장소를 꼭 가보고 싶게 하기도 하고 가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데 요새 그런 여행기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그냥 해외 맛집등등의 이야기만 난무하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김화영 교수의 책은 몇권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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