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역, 김영사
내가 인도 그리고 인도인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인식들은 생각해보면
현역 시절 인도와 비지니스를 하면서 열번 정도 방문해서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뭄바이 델리 캘커타 그리고 몇몇
도시들에 대한 인상들과 그 때 만났던 인도 사람들 그리고 말레이시아 근무 시절 그곳 인구의 약 10%정도를
점하고 있던 인도계와 접하면서 어쩌면 본토의 인도인들과는 다른겠지만 그래도 인도인의 DNA는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한 인식들일것 같다.
거기다가 류시화시인과 밥정스님이 쓴 인도 관련 여행기등을 통한 막연한 환상.
또 Passage to India라는 기억에 남는 영화에서 받은 인도 인상들...
그러다보니 어쩌면 불완전한 지식을 갖고 인도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내 인식 범위내의
인도인은 우선 똑똑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인종..그리고 도시는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기억들..
하여간 인도와 인도 사람은 뭔가 동양도 아니고 서양도 아닌 제3지대에 있는 다른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다.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인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를
아해하여햐 한다고 하는데 기원전 1000년에 쓰여 졌다는 한두교 경전인 리그베다에서 4 계급인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그리고 여기에는 속하지 않는 소위 아웃카스트인 최하층민인 불가촉민(untouchable)을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법적으로는 인정되고 있지는 않은 시스템이지만 이미 3000년 동안 인도를 지배해 왔던 삶의 방식이다보니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인도 방문시에 길거리의 거지들이며 빈민촌 지역을 지날 때 옆에 동행하는 인도 비지니스맨들에게 물어보면 전혀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그들은 자기네들과는 다른 불가촉민들 그들 말로는 달리트라고 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달리트의 엄청난 굴레를 깨고 현재 인도 최고의 대학인 푸네대학 총장직을 갖고 있는 나렌드라 자다브 박사가
기록한 가족의 연대기인 이 책은 인도를 아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닌라 정말 그 상상할 수 없는 역경을 뚫고 나온 박사의
아버지에 대한 기록은 엄청난 감동을 안겨준다.
전세계 인구의 여섯명중 한명은 인도인이고 인도인의 여섯명중의 한사람은 이 불가촉민이라는 사실, 즉 1억6천만 이상의
인구가 말도 되지 않은 신분의 굴레를 뒤집어 쓰고 지난 3000년을 살아온 이야기를 읽으면서 인간 시회의 형성과
종교의 관계가 이렇게 엉뚱하게도 발전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어이없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면 불가촉민의 지위는 개나 소보다도 못한 위치에 있는데 그들의 신분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은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만들면서 불가촉민들로 군대를 충원해 가면서 신분벽을 깨고 또 교육을 시켜서
그들중에 각성한 사람들이 나오면서 -자다브 박사의 아버지처럼- 신분과 지위가 개선되었다는 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칼한 사실도 알게 된다. 물론 영국식민지를 겪지 않았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인도도 글로벌화될 것이고
따라서 이런 불합리한 신분제도가 없어졌겠지만 영국 식민지를 거치면서 좀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서방의 제국주의가 절대 미화되거나 합리화될 수는 물론 없을 것이다.
무리나라도 엉뚱하게 일제 식민지 시절을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 가끔 튀어나오는 것을 보는데 이는
민족 스스로의 자긍심을 버리는 일이다. 아무튼 식민시관 얘기는 핵심이 아니니까 그만하고..
그런데 이 카스트제도가 법적으로는 이미 존재하지 않지만 인도인들 이름을 보면 어떤 신분 출신인가를
서로 알 수 있어 아직도 달리트 출신이 구분이 되고 또 지난 수천년 하층계급으로 살다보니 일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비참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한국에 2007년에 첫 발간되어 벌써 10여년이 흘렀는데 뒤 늦게 읽게 되어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인간의 또 다른 위대한 승리의 기록을 읽으면서 이렇게 수많은 불합리한 제도 문화 관습을 뚫고 누군가는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사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더디지만 꾸준히 발전해 나간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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