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Untitled), 9 x 12", Watercolor and watercolor pencil, 2016
수채화 한점 완성하고 나서 문득 수채로 추상적인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유화와는 달리 실수를 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수채의 특성이 있지만 이렇게 마음대로 자유롭게 추상의
세계를 그리다보면 오히려 물이 마르기 전에 서로 섞이면서 전혀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그 예측불가함이 자유롭다.
그림 제목은 무제..말 그대로 제목이 없다는 얘기다..작가가 그림 그릴 때 의도한 바를 제목으로 정하곤 하지만
한 때 추상미술 그룹중 일부는 보는 사람을 존중해서 그들이 선입견없이 자유롭게 느끼도록 제목을 붙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한 적도 있었다. 심지어는 그림 그 자체만 보여주어야지 그림을 어떤 프레임에 넣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한 적이 있다.
그것이야 다 작가 마음..그것이 예술이 우리 인간의 자유로운 창조성을 높이 부양시킬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제..나의 경우는 정말 무제이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붓이 가는 대로 색을 칠했으니 그냥 보고 자기 마음대로
느끼면 그만이다.
미술은 무엇인가..사전적으로 정의하다보면 미술은 시각적, 공간적 미를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한다.
그러면 미(beauty)란 도대체 무엇인가..여기서부터는 정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어떤 비평가의 표현에
의하면 지뢰밭이란다. 여기가 괜찮은 것 같아 밟으면 펑, 저기가 맞는 것 같아 거기로 가도 펑..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미에 대해 수많은 정의를 내려왔지만 결국 아직도 미란 것은 주관적인 주제.
내가 여기서 함부로 운운할 필요도 없고 또 그럴만한 내공도 없는게 나의 현 주소.
단지 나는 그냥 그려서 내가 스스로 행복함을 느끼고 또 남들도 같이 느껴주면 다행이고..
오늘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지난주 불현듯이 선선해지더니 갑자기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그 무던웠던 지난 여름이 새삼 그리워지는 것은 왠 연유일까..
시간이 덧없이 흘러감을 아쉬워하는 그런 마음이리라.
과거를 많이 생각하는 것은 이미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라던데...좀 더 미래 지향적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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