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곡지 수련, 23 x 30.5 cm, Oil on Oil Paper, 2016
주말 사생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흥 관곡지로 향한다.
새로 만들어진 강남순환대로를 이용하여 교통체증도 없으니 마음까지 상쾌하다.
가는 차안에서 신교수님이 관곡지(官谷池)의 유래에 대해 자세히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신다.
이조 세종의 부인인 소헌왕후의 언니의 아들인 학자 강희맹(姜希孟: 1424-1483)이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져와 이곳에 심은 뒤 널리 퍼지자 그 지역을 연성(蓮城)이라고 불렀다는 얘기, 그래서 시흥에 연성초,중학교가
있고 연성문화재도 여기서 유래한다고 한다.
강희맹의 형은 유명한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를 그린 강희안으로 그 형제는 이모부가 세종, 이종사촌들이
문종,세조로 가문의 권세가 막강하였으나 단종 폐위시에 세조의 반대편 입장에 서서 가문의 위기가 왔었으나
그래도 다행히 세조가 봐주어서 멸문지화는 면하고 낮은 자세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는 설명도 해주신다.
원래 강희맹이 만든 연못은 120평정도이었지만 시흥시에서 관광목적으로 더 개발 2만평도 넘는 지역을 연꽃
재배지로 만들어서 시흥의 관광명소로 개발시키고 있다.
대부분 지역이 우리가 흔히 보는 연(lotus) 재배지지만 특별히 여러가지의 수련(睡蓮 water lily)을 심어 놓아
눈길을 끌고 있는데 그 종류가 다양하고 꽃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와서 제법 붐비고 있다.
수련의 '수'는 물 수(水)가 아니고 잠잘 '수(睡)'로 꽃이 낮에는 피고 밤에는 자는 것처럼 꽃봉오리를 닫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통 뿌리를 먹을 수 있는 연(lotus)과는 다르다고 하는 사실을 새삼 이번에 알게 된다.
수련을 보니 그 유명한 Monet의 수련이 떠올라 한번 수련을 그려보자고 시도한다.
그러나 생각밖으로 그리기가 그리 만만한 소재가 아니라서 계속 버벅댄다. 그렸다가 긁어 내고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결국 엉성하게 완성, 집에 와서 보니 영 아니어서 캔버스를 전부 긁어내고 다시 그려본다.
사진을 보면서 현장에서의 장면을 회상해 가면서 그려보지만 또 실패....
그래도 끈기 있게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4호 캔버스에 디테일한 형태보다는 단순화 시켜서 그려보니 그런대로
당시의 느낌이 나와서 처음 시도한 수련 그리기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단지 물 색깔이 좀 푸르게 된 것이 아쉽지만....첫 술에 배 부르랴.다음 그림에서는 달리 시도해보리라 생각하며...
항상 이런 그림을 그릴 때 어디서 붓을 놔야할지가 정말 중요한데 과유불급이라고 좀 모자랄듯한
지점에서 붓을 놓는다.
빛과 그림자가 연잎과 물위에 어른 거리는 수련 그림에 새삼 매력을 느껴 좀 큰 캔버스에 다시 시도해보리라
머리속은 벌써 이리저리 구상으로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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