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에서, 40.6 x 30.5 cm, Oil on Oil Paper, 2016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그림을 그리려면 인천 연안부두가 그런대로 무난하다.
그동안 꽤 많이 가봐서 익숙한 경치지만 역시 항구는 볼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항구에서 우리가 가까이 갈 수 있는 지역은 극히 제한되어 있어 커다란 컨테이너선이나 국제 여객선들을
그릴 수 있는 기회는 없고 기껏해야 인천 연안을 다니는 유람선이나 낚시배들이 정박하는 지역만 볼 수
있어 아쉬움이 있지만..
바다는 오전 오후 빛의 방향에 따라 색깔이 시시각각 변하고 배들이 왔다갔다해서 그리기가 용이한 소재는
아니다. 그냥 정적으로 그려 놓으면 항구의 다이나믹한 맛이 떨어지는 맹한 그림이 되기 십상이다.
오전에 여기 저기 사진도 찍어보고 구도도 연구해보고 해가 서쪽으로 향하는 오후에 바짝 집중해 그려본다.
그런대로 항구의 느낌이 살아나는 것 같은 만족스러운 그림이 되어 짠물 냄새 까나리젓갈 냄새를 무릅쓰고
고생한 보람이 있는 하루가 된 것 같다.
뭔가 경계에 서있는 느낌이 좋아 그동안 즐겨 그렸던 항구 그림들인데..
경계에 서있는다는 것은 여기도 그리고 저기도 아닌 지점에 서있어 오로지 자신만에 집중하게 되는
그런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해가 저물어 가는 항구는 언제나 쓸쓸해 보인다.
언제 저녁무렵의 쓸쓸한 항구를 정말 느낌있게 그려보고 싶은 간절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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