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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유화) 우면산에 핀 야생화

by ts_cho 2016. 9. 12.


우면산에 핀 야생화, 45.5 x 33.3 cm(8P), Oil on Canvas, 2016


지난 여름 몹시도 무더웠지만 이열치열이라고 수시로 산에 올랐다.

그 덕분에 체중도 좀 줄고..길가에 핀 야생화를 보면서 이제는 형태에 너무 급급하지 않고 분위기가 풍기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다녔다.

그 더운날 땡볕에 이젤을 펴 놓고 그리는 것은 무리..그리고 어차피 분위기 위주로 그려보기로 했으니 사진을 찍어서

돌아와서 그려본다.

그러나 실상 해보니 그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차라리 똑같게 묘사하는 편이 수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세히 묘사하는 것은 테크닉만 갈고 닦으면 되지만 분위기 위주의 그림은 상상력을 요하는 일인데 이게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절감한다. 머리속으로 많은 상상을 해보아도 실제 캔버스 위에 그 상상력을

구체화 시키는 작업은 또 다른 차원..상상력의 빈곤과 또 그나마 빈약한 상상력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내공이

부족함을 실감하는 서글픔!

그리고 상상력을 펼치는 것도 사진을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꽃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그림 그리는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비구상 작품이 더 어려운 작업이라고들 한다. 한두번은 그냥 머리속의 상상으로 그릴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계속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일관되게 끌고 나가면서 추상 작업을 한다는 것은 보통 내공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아무 생각없이 똑같이 그리는 일이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일지도 모르는데 보통 대중들은

그런 그림을 잘 그렸다고 환호하고 그런 그림들이 잘 팔리는 씁슬한 현실..


어느정도는 사실적으로 그리고 어느 정도는 추상적인 분위기가 있게 꽃을 그리는 것.

희망만 갖고는 되는 일이 없다. 부단한 연습과 시행착오를 할 각오가 되어있는지 스스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