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설 장르에서 소위 "낙양(洛陽)의 지가(紙價)"를 올리고 있다는 작가중의 한사람인 김영하의 장편소설.
그의 이름은 이미 1995년 작품활동 이후 국내의 왠만한 문학상은 거의 수상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제대로 그의 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어 그의 문학세계에 대해 약간은
궁금증을 갖고 있던 차에 인터넷 어딘가에 보니 그가 쓴 많은 소설중 한권을 읽으려면 이 "검은꽃"을 추천한다고
작가가 말했다는 기사가 있어 평상시에 보려고 계획했었던 다른 책들과 함께 구매하여 읽어 본다.
책의 내용은 이미 메스콤등을 통해 한참전에 "에니깽"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멕시코 이민사인데
당시 혼란하던 중남미 정세와 같이 엮어서 풀어낸 소설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당시 수상평에 보면
올해 한국문학이 배출한 최고의 수작이라는 호평이 있는 만큼 작가의 글솜씨에 더해진 치밀한 현지 취재을 통한
구체적인 기술등 족히 대하소설이 될만한 소재를 한권으로 압축시켜 놓고 있어 꽉찬 느낌이 있다.
1905년 1033명의 여러 부류의 한인들이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로 용설란이라는 에니깽 작업을 위해 떠나면서
이 소설은 시작하는데 멕시코에 도착해서 노예와 같은 생활을 견뎌내며 그곳에 정착하며 당시 멕시코 내전의
혼돈속에서 방황하며 정착해가는 눈물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물론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적
구성이겠지만 아무튼 그 이후 한인들이 현지인들과 피가 섞여가면서 현재 멕시코에 수만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 여기저기 보다가 새삼 알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당시 사탕수수 농장에 취업하기 위해 하와이로 떠나기도 하였고 또 일제의 수탈을 피해 만주로
그리고 시베리아로 떠났던 우리 민족의 엄청난 고초의 이야기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동남아 근무시 중국본토를
떠나 주석광산,팜오일 농장에 왔던 화교들의 고난으로 점철된 이야기들도 접했던 경험도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 보면 수많은 민족이 이런 저런 이유로 이동을 하여 왔고 그 와중에 또 수많은 고난의 스토리가
있었고 이런 사건들을 과거형이 아니고 중동,아프리카등에서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민족의 역사 그리고 넓게는 인류의 역사라는 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고난의 스토리가
점철되어 있겠지만 결국은 적분으로 어떤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그냥 기억되고 그것이 크게 또 작게
인류의 역사를 이루고 전진하여 왔다는 사실에 새삼 인류의 역사에 대한 경외감을 갖는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김영하의 문학세계을 알고 싶어 본 책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건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강하여 딱히 그의 문학의 특징이 무엇인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물론 그의 소설 하나로 그의 문학세계를 알려고
하는 시도가 무모한 일이겠다는 생각이지만.
작가의 다른 소설도 좀 읽어볼까 말까하고 생각 중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솔직히 그동안 들어왔던 그의 명성(?)만큼
어떤 임팩트를 느끼지 못해 우선은 이번에 산 책부터 다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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