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황현산 산문집, (주)문학동네, 2013 초간
글을 감칠맛나게 잘 쓰는 문유석판사가 어디에선가 이 책을 평하여 한국어를 참 아름답게 구사한 책이라고 하여인터넷에서 이 책에 대해서 찾아보고 그런대로 일독의 가치가 있을 듯하여 읽어본다.저자인 황현산교수는 1945년생으로 고려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 교수를 역임하고 특히 프랑스 현대시에 대한 연구그리고 번역에 관해 많은 글을 쓰신 분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다.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바처럼 2000년대 초반에 신문에 실렸던 컬럼들을 모은 글들로 이미 시간이 경과되어현재감이 없는 글들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자의 연세가 주는 무게감과 그리고 탄탄한 학문적 내공이 어우러져비록 짧은 단문들의 모음이지만 책을 읽어 가면서 나 자신의 사유의 깊이도 깊어지고 폭도 넓어지는 계기가 된다.비록 저자와 나사이에는 8년의 간극이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동시대를 살아왔으므로 저자의 생각들이
나의 생각들과 그리 많이 다르지 않아 그 내용면에서는 특별히 신선함이 있지는 않아 책을 다 읽고 나서 딱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은 없었지만 글을 읽어 가면서 그런 생각들을 간결하면서도 탄탄하게 표현해가는
저자의 글 솜씨를 부러워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군더더기 없이 제대로 표현하는 능력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일테고. 우선 많은 독서와 사유를 통한 내공이 있어야할 것이고 다음에는
그 속에 있는 것을 제대로 글로 옮길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할텐데 이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한편 천부적인 재주도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문학과 미술을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림 그린다는 것은 누구나 보는 것을 화가는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표현하는 것일진데 꾸준한 연습도 필요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타고난 재주도 있어야하듯이
문학에서도 어쩌면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그림을 그려 놓고 다시 볼 때마다 뭔가 미진한 점이 있어 또 수정도 하지만 그리고 그러면서 그림의 완성도도
높아지는데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 쓰고 다시 읽어보고 또 수정하고 그런 소위 퇴고과정을 거치면서
좋은 글이 완성되어질텐데 내 성격상 그림도 그렇고 글도 한번 끝나면 다시 고쳐가는 그런 과정을 피곤해하니
좋은 글이나 좋은 그림이 나올 턱이 없다는 반성도 해본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저자가 쓴 서문에 그의 글에 대한 경건한 마음가짐이 읽혀진다." 나는 내가 품고 있던 때로는 막연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생각들을 더듬어내어, 합당한 언어와 정직한 수사법으로그것을 가능하다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내 글에 탁월한 경륜이나 심오한 철학을 담을 형편이 아니었지만, 오직 저 꿈이 잊히거나 군소리로 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작은 재주를 바쳤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여러번의 열처리를 통해 연철이 강철이 되는 것처럼 글도 그림도 천재가 아닌 이상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인고의 노력이 필수라는 교훈을 새삼 생각하지만 이 블로그 글 쓰는 일로 그런 스트레스는 받기 싫고 또 취미로 그리는그림도 그런 치열한 열정이 없으니 그게 나의 한계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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