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2009 초판, 2016년 초판 16쇄, 시그마 북스
한참전에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라는 책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우리가 이미 보았던 13편의 중국영화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리고 무심코 넘겼던 영화의 배경이나
스토리에 내재된 중국 문화에 대한 설명을 하는 책인데 중국 문화에 대해 기술한 어떤 책들보다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강추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인지 이 책 제목을 보면서 어쩌면 딱딱할 수 있는 심리 치유의 이야기가 영화속의 소재로 설명이 된다면
재미있게 이해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독한다.
총 24편의 영화속의 소위 트라우마라고 불리우는 심리적 외상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트라우마의 본질과 그리고
치유과정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언급되고 있는 영화가 본 것도 있고 아직 보지 않은 것도 있어 처음에는 별로
책을 읽어 가는데 집중도 되지 않았고 또 대부분 트라우마의 본질은 비슷하고 또 치유하는 과정도 유사하다 보니
같은 서술이 반복되다보니 그냥 건성 건성 넘겨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어 가면서 좀 더 집중을 하고 또 비록 영화속의 이야기들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같은
스토리들이고 그래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났던 사건들과 진배없어 조금 더 공감을 하면서 읽다보니 책속에 빠져
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과 연계시켜 생각도 해보면서 그동안 무심코 들어왔던 트라우마라는 것에 대해 많은 그리고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하는 행동들 그리고 나의 가족들의 경우까지 이리저리 트라우마와 관련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우리 주위에서 매일 매일 벌어지는 수많은 충격적인 사건 사고들에 내가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니 그냥 안됐다
생각하고 넘어가고 그리고 그런 일이 매일 매일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불감증이 생겨 그런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게 되는데 실제 내가 그리고 나의 가족이 그런 사건 사고의 당사자라면 그 고통이 어떨까 생각해보면
감히 그 고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일.
새삼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남들에게 힘든 트라우마를 주지는 않았었나 반성하게도 되고
또 내 주위에 무심하게 넘긴 남들의 심리적 고통에 대해 좀 더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자각도 하게 된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가면서 어수선하게 남아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텐트들을 보면서 솔직히 이제 그만 저 지저분한
것들 치워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갖곤 했는데 그 유가족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를 깊게 생각해보니 내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남들이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어 할 때 그냥 심약하다느니 아니면 좀 더 단련이 필요하다느니
그렇게 단순하게 무책임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고...
예컨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식의 처방이나 접근은 단순 무책임의 단적인 예가 될터인데 한 때 이런 말이
유행도 했었으니 얼마나 우리 현대사회가 타자의 트라우마에 대해 무감각한 차가운 사회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24편의 영화중 아직 보지 않은 영화를 찾아 봐야할 일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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