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소나무를 보며, 30.6 x 40.5 cm, Oil on Oil Paper, 2017
아파트 2층에 살다보니 창밖의 나무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이 집으로 이사오기 전에는 15층에 살았었는데 비록 한강을 보였지만 항상 멀리 하늘이 보여서 좀 낮은 층에 살고 싶었는데
마침 2층으로 이사와서 앞 뒤 창문으로 나무들을 보는 즐거움 그리고 뭔가 내가 땅과 가까이 있다는 편안한 느낌이 있다.
앞에 보이는 소나무 두그루를 그전부터 한번 그려봐야지 생각하다가 오늘 그냥 문득 느낌을 살려 그려본다.
물감통에 보니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물감들이 있다. 요즈음은 제한된 기본색을 중심으로 색을 섞어서 사용하다보니
그전에 사두었던 중간색 계열의 물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Emerald Green, Permanent Green Light,Blue Grey, Chinese Red 등등 그림을 배우던 초기에는 많이 사용했던 색들이지만
차라리 색을 섞어 비슷한 색을 만드는 것이 더 회화적이므로 아깝지만 놔두었던 것인데 오늘은 그런 물감을 듬뿍듬뿍 짜서
아쉬움 없이 재고정리하는 기분으로 그려본다.
잠자리에 누우면 이런 저런 생각들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불면증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오래된 병(?)인데 잠을 못자서 죽는 사람은 없다고 별로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이는 것은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다.
머리맡에 에크하르크 톨레가 쓴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라는 책을 놓고 잠이 오지 않을 떄는 그냥 여기저기 펼쳐서 읽어 본다.
잠이 오지 않을 떄 이런 저런 생각들은 내가 생각하는 자유의지가 담긴 생각이 아니고 어떤 실질적인 목적이 없는 정신적 잡음이며
머리속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삶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생각에, 마음에 소유당해 있어 과거의 생각이 나를 휘둘르고 있다.
이런 경우에 우리안에 있는 에고가 상황에 대해 분개하고 불평하게 하는데 빨리 이런 에고의 목소리를 알아차림으로서
에고로부터 해방되고 관찰되지 않은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한다.
머리속에 끊임 없이 의도하지 않은 생각들이 지나간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생각들이다.
아무리 그 생각들을 떨쳐버리려고 노력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것을 카르마(업)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여러 서랍을 만들어 놓고 생각을 담아두지만 내가 열지도 않은 서랍이 열리고 그 속에 있던 생각이 제 마음대로
나와서 나를 흔들어대는 날...
그림에 몰두하다보면 그 생각은 다시 서랍속으로 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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