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나이에는 가끔씩 친구들이 카톡으로 보내주는 인생의 교훈과 관련한 글들을 보면서 맞는 얘기들이지만
특별히 감흥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냥 삭제하지는 않고 한번 읽어는 보지만 이미 지난 시절의 습관으로
굳어진 나쁜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제대로 쉽게 바뀔리는 없다.
그러니 새삼 인생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고 있는 책들에는 이제 관심을 끊었는데...
그러나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시인이 서문에서 이야기한대로
그가 묻고 삶이 대답해 준 내용들이라면서 그가 인생역정에서 만났던 인도 티벳의 많은 스승들에게서 배운
가르침등을 함축적이고 진지하게 써내려가고 있어 보통 이런 류의 산문집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어 일독한다.
류시화시인의 시나 글을 읽을 때마다 새롭고 또 한편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익숙한 서양철학이나
서양 종교와 그리고 유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동양의 가르침과도 거리가 있는 어쩌면 제3의 지역인 인도나 티벳에서
나온 진리나 교훈들은 어딘가 다른 구석이 있기 떄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류시화시인의 시를 좋아해서 그의 시집을 읽으면서 마음의 평온을 얻곤 했는데 이번에 나온 산문집도
머리맡에 놓고 잠들기 전에 한두편을 읽어보고 그러다 보니 별로 지금은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은 없지만
그래도 그중 몇가지는 촌철살인의 비유로 머리속에 남아 있다.
그가 설파하고 있는 교훈의 핵심은 결국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계속 갖고 힘들어 하지 말고
내려 놓으라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책 제목처럼 그리고 같은 제목의 시에서 처럼 " 새은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뒤돌아 보는 새는 죽은 새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 한편 생각해보면 기독교에서도 네 마음에 힘든일이
있으면 주님께 맡기라고 하고 있는데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싶다.
주님께 맡기는게 것과 아니면 스스로 명상과 깨달음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것 어떤 것이 쉬운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은 과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리라.
류시화시인이 추천한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에도 항상 강조하는 것이 마음이 과거의 일에 잡혀 있지 않도록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것인데...
아무튼,,
내려놓은 후의 자유....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 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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