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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유화) 아산 외암리에서

by ts_cho 2017. 12. 3.


최종 수정작 

아산 외암리에서, 30.5 x 40.6 cm, Oil on Arche Oil Paper, 2017


1차 수정작 ( 뒤에 보이는 산이 너무 어둡고 진해서 영 찜찜..)


"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눈은 단지 카메라의 렌즈일 뿐이고 뇌로 전달된 영상을 뇌에서 

해석하여 그렇게 보이는 것이니 보는 사람마다 경치가 달리 보일 것이고 실제 달리 보인다고 해도 또 그대로 그려낼

실력도 없으니 야외에서 사생하는 일은 결국은 현장에서 얼마나 자기만의 해석으로 현장 분위기를 그리는 것"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겠지만 오늘 그림 그리면서 새삼 깨달은 진리!


일기예보에 날씨가 매우 추울 것이라고 하여 중무장을 하고 나간다.

추운날 그림 그리고 돌아온 날은 그 다음날까지 피곤하여 다음주에는 건너 뛰고 집에서 정물화를 그려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주말이 오면 다시 야외사생 중독증이 재발하여 날씨에 상관없이 또 주섬주섬 화구를 챙겨 나간다.

멀리 아산 외암마을이라는 곳으로 간다. 조선 선종때 예안 이씨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여 차차 규모가 커져 양반촌으로

그럴듯한 면모를 갖춘 마을로 성리학의 대학자인 외암 이간 선생이 이 마을에 살면서 외암마을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데

규모가 대단하며 옛 마을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중요민속문화재 236호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아침에 쌀쌀하던 날씨가 낮이 되니 풀려서인지 구경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여기저기 돌아보지만 막상 그리고 싶은 장소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외암마을 초입에 논에서 연기가 올라가는 

장면이 어렸을 떄 시골에서 겨울에 썰매를 타다가 추우면 논두렁에 남아 있는 마른 풀을 태우면 추위를 녹이던 그런

추억이 생각이 나서 한참 보다가 그 경치를 그려본다.

시골에서는 한겨울에 논두렁에서 동면하고 있는 해충들을 죽이기 위해 종종 마짝 마른 잡초에 불을 붙이는데 

잘못해서 야산으로 불이 옮겨 붙기도 하고...


현장에서 그린 그림이 제대로 완성이 되지 않아 집에 와서 손을 보면서 좀 디테일하게 묘사하려다 보니 조잡해지고

그렇다고 대충 그리면 뭐가 뭔지 구분이 되지도 않고 이리저리 시도해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현장에서 그렸던 그림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전술한 대로 결국 그림이란 내 심상에 남아 있는 장면을 내가 해석해서

그리는 것일진데 현장에서 받은 느낌을 회상해가면서 수정하다보니 조금은 다른 그림이 되어 버렸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돌아 오는 길..6시도 되지 않았지만 밖은 깜깜하고 앞에 가는 차들의 빨간 테일 라이트가 긴 꼬리를 남기고.....

아침 일찍 화구 챙겨 집을 나온게 바로 전 같은데 이렇게 또 훌쩍 하루가 지나간다. 


수정하기 전 현장에서 그렸던 상태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