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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수채화(watercolor)

(여행스케치) 쓸쓸한 장암마을에서

by ts_cho 2018. 3. 2.



장암에서 도봉을 보며, 24 X 32 Cm, Watercolor , 2018



흰 그림자 - 윤동주, 1942.4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루 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양)처럼

하루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