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타밈 안사리 지음,류한원 옮김, 뿌리와 이파리 발간, 607쪽
젊은 시절 중동에 근무한 적도 있고 또 이슬람 문화권인 말레이시아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어 그런대로 나 자신은
회교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나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슬람 문화에 대해 그냥
겉핡기식의 이해만 있을 뿐 깊은 지식이 없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제법 두툼한 이 책은 1948년 아프카니스탄에서 아프카니스탄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서양 교육을 받은 타밈 안사리( Tamim Ansary)라는 컬럼리스트가 9.11 사태이후 이슬람의 역사와
철학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저술한 책인데 서구의 시각에서 본 잘못된 분석과 편견을 지적하고 지금 이슬람권이
투쟁하는 대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가 아니라 그들의 과거이며, 그들이 혁명에서 피를 바치면서까지
얻으려고 하는 것은 서구식 민주주의가 아니고 이상적인 이슬람 공동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일생과 최근 몇세기 동안 이슬람을 황폐하게 만든 이념운동의 흐름등
이슬람 공동체의 진화를 풀어내고 있는데 이슬람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면 책을 읽어 나가는게
한편은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대 이라크의 영토인 티그리스강과 유프라데스강에서 출발한 서구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있지만 우리는 서구적 시각에서 본 역사의 발전에 익숙하다보니 서구의 문명은 그리스 로마를 거쳐 그리스도교의 부상,
르네상스, 계몽, 민족국가의 부상, 제 1,2차 세계대전, 냉전 그리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성립으로 일련의
발전과정을 거쳐왔다고 보는데 반해 같은 문명의 발원지에서 출발한 이슬람 문명은 우리가 이해하기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아직 혼란에 빠져있는 역사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인데 이슬람의
역사도 지금은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지만 하나의 도도한 세계 역사의 일부라는 사실이며 이슬람 초기의 역사들이
마치 우화처럼 이해되는 것은 제대로 이슬람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슬람 초기의 역사와 당시 서로 상관 관계에 있었던 서구의 역사까지 상세하게 기록한 이 책은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역사교과서나 학술 논문은 아니고 이슬람의 제대로 된 이해를 돕기 위한 책이라는데 솔직히 개인적인
의견은 607쪽에 이르는 비교적 자세한 이야기들이 이슬람을 연구하는 전문가들 말고는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진부하고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반 정도로 축약해 놓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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