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 평전, 김삼웅 지음, 책보세 발간, 2016, 406쪽
명문대가의 자손으로 태어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만주로 가서 한평생을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위대한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평전을 읽으면서 우선 일제 식민지 시절 중국일대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상세하게
조사하고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 저자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시중에는 수없이 많은 허접한 책들이 난무하는데 이렇게 정성을 다해서 쓴 책이 있고 또 그것을 읽는다는 것은 실로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이회영 선생은 1867년 서울에서 이조판서 이유승의 4남으로 태어나서 1932년 65세의 일기로 일제의 모진 고문으로
인해 순국하실 때까지 실제 몸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여 우리 민족 독립운동사에 한획을 그으신
분으로 이 평전을 읽으면서 평상시에는 별로 생각을 하지 않았었던 일제시대 우리 민족의 투쟁사에 대해 새삼 감동을
하게되고 또 한편 현재를 사는 후손으로서 많은 부끄러운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대대로 문벌이 높은 집안의 자제로서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었겠지만 청년시절 구국민족운동가로 활동하시다가
1910년 일제의 강제 합병을 계기로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일가족 친척까지 모두 약 60여명이 만주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그 유명한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여 독립투쟁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으며 헤이그에 밀사 파견등등
우리 민족 독립운동사에 혁혁한 공을 세우셨으나 결국 일제의 손에 비참하게 순국하신 그야말로 위대한 혁명가의
전기를 읽으면서 새삼 우리 민족의 뿌리와 아이덴티티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당시 만주 그리고 북경 상해에서 우리 민족이 겪은 고난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그래도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투쟁을 한 역사를 읽다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은 해방이 되고나서 제대로 일제에
부역한 친일세력을 청산하지 못하고 그 부끄러운 찌꺼기가 아직까지 우리 현대사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만주 일대에 살고 있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조선족이란 이름으로 한국에 와서
여기저기 허드레 일을 하면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란 정말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 중국에서의 독립운동에 대한 사실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는데
일제의 식민지 역사는 부끄러운 치욕의 역사이지만 이렇게 굴복하지 않고 싸웠던 우리 민족의 결기를 후손들에게
교육시켜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작업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한편 책을 덮으면서 요사이 물질주의에 물든 현세대와 비교해서 오히려 옛날 사람들이 더 순수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선생의 한평생에 걸친 치열했던 독립운동사를 감히 내가 여기 글 몇줄로 쓴다는 것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일인가.
단지 그 분의 숭고했던 조국에 대한 희생 정신에 고개를 수그릴 따름이다.
책 말미에 일생을 일직선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선생의 삶을 니체의 말로 비유하고 있는데 그 귀절이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 무서운 깊이 없이 아름다운 표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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