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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책) 파크애비뉴의 영장류

by ts_cho 2019. 1. 6.



파크에비뉴의 영장류, 웬즈데이 마틴 지음, 신선애 옮김, 사회평론 펴냄, 370쪽


우연히 어떤 언론에서 이 책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는 것을 읽고 나름 관심이 있어 일독하게 되었다.

그 간단히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는 것은 문화 연구를 전공하고 인류학에 관심이 있는 저자( 두아이의 엄마)가 미국에서 가장 

초상류층들이 살고 있다는 맨하탄 파크 애비뉴 5번가로 소위 Manhattan Upper East지역으로 이사를 가면서 그곳 엄마들 

사회의 폐쇄성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사실 내가 이런 내용에 관심을 갖아야할 이유는 

전혀 없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지금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딸아이가  외손녀를 사립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물론 

동부보다는 좀 더 개방적인 서부지역이지만 그 학교의 엄마 학부형들이 흑인은 없고 또 동양인도 드문 거의 대부분 

백인여성들인데 지극히 폐쇄적이라서 그 학부형 모임에 동양인인 딸아이가 쉽게 접근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미국 사회에 대해 특히 딸아이 또래의 백인 여성 학부형들의 맨탈리티에 대해 알고 싶어 읽어 본다.

물론 뉴욕 0.1% 초상류층의 이야기이니 평범한 중산층인 딸아이의 경우와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겠지만...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그 동네로 이사를 가면서 보는 뉴욕 0.1% 상류층 여성들의 이야기는 엄청난 부의 과시 세계로

이 책을 읽다보니 전 세계 최고급 명품의 브랜드는 다 언급이 되는 것 같은데 저자는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그들의

행동 패턴을 관찰하다가 결국 그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같이 동화되고 있는 자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별로 그 과정을 여기 내가 언급할 만한 이유는 없고 단지 그네들의 과시소비- 소위 베블런 효과( Veblen Effect)라고 언급되는

속물 심리에서 부의 경쟁의 단면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씁쓸한 느낌을 갖는다.


책 광고에 발간 즉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어 아마존에 가서 미국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찾아보니 책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데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 별 네개 다섯개를 준 사람들은 그런 폐쇄적인 사회에 대한 인류학적 고찰이나 또는 그 속에서도 물론 존재하는

인간적인 면을 언급하고 있지만 한편 별 하나나 둘을 준 독자들은 그냥 초상류층의 명품 소비 이야기들이나 나열해

놓고 있는 허접한 책이라는 이야기인데 내 개인적인 입장은 나도 별 두개 정도를 주고 싶은 생각이다.

인간 이외의 영장류에서 보여지는 여러 행동 습관이나 행태들을 언급하면서 학술적인 느낌을 주려고 노력은 했지만

결국은 그냥 초상류층들의 삶에 대한 우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정도라는 것이 솔직한 나의 평가.


사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그래도 교육열이 높고 잘 나간다는 소위 강남 아줌마들의 사회에 지방에서 한 학부형이

자식교육을 위해 도곡동이나 대치동으로 이사왔다고 해서 그리 쉽게 그런 강남 아줌마들의 폐쇄적인 공간에 진입이

쉽지는 않은 것이고- 이것은 인간들의 다른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특히 끼리끼리를 강조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 심할 것인데- 미국 백인들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딸아이의 경우를 대입시켜보면 그런 강남 아줌마들의 사회에 

동남아 어떤 나라의 외국인 학부형이 온다고 쉽게 낄 수 있겠냐 생각해보면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로 다를 바는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한다.

결국은 생존경쟁의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한 우리안에 있는 DNA가 어떤 사회에서나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현실.

그것이 천박하게 작동하는가 아니면 고상하게 작동하는가 하는 것이 차이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읽은 책이지만 덕분에 에르메스 버킨백이 무엇인지도 알게되고 ㅎㅎ 왜 아파트나 고급 상가에

파크 애비뉴나 5번가라는 이름이 흔한지 알게도 되고 미국 초상류층 사회의 일면을 알게도 되고...미국이라는 사회의 

명암을 알게되는 기회도 되니 독서의 시간이 그냥 낭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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