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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책) 진짜 실용적인 삶이란

by ts_cho 2019. 4. 7.


진짜 실용적인 삶이란, 오종우 지음, 예술행동 펴냄, 2011, 148쪽


이미 절판된 책이지만 일전 중고서점 알라딘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문고판 크기에 148쪽 정도의

가벼운 책이라 읽는데 단번에 완독한다.

" 진짜 실용적인 삶이란" 이란 책 제목보다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란 부제인데

개인적으로 소설 닥터 지바고 뿐 아니라 동명의 영화 그리고 그 주제가는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것들이어서

마치 흙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것과 같은 행복함이 있다.

책의 내용은 소설 닥터 지바고를 중심으로 그의 예술론을 강의식으로 풀어낸 것인데 이 소설에 대한 시대적 배경이나

여러가지 이해를 돕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좋은 책이다.


저자 오종우는 성균관 대학 러시아문학과 교수로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도 수학한 바 있으며 러시아의 고전을 중심으로

많은 글을 써서 상당히 잘 알려진 학자라고 하는데 이 책과 함께 시리즈로 나온 "신은 우리 곁에 있는가 <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죠프가의 형제들>" , "어떻게 살아야 하나 <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 " 백야에서 삶을 찾다" 라는 책을

찾아 보니 정말 아쉽게도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가 없으니 혹시 중고서점에서라도 발견하가를 희망하면서...


" 닥터 지바고"를 처음 접한 것은 파스테르나크가 쓴 소설이 아니라 데이비드 린 감독이 제작한 영화를 통해서 였는데

그 영화에 흐르는 애잔한 주제가 '라라의 테마' 와 함께 웅대한 시베리아 설원의 경치와 함께 펼쳐지는 러시아 혁명 당시의

스토리에 흠뻑 매료되어 영화는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일곱 여덟번은 본 것 같고 그 주제가는 항상 내가 즐겨 듣곤

한다.  학창시절 이 소설은 영어로 된 책을 읽어 보았는데 물론 지금 그 스토리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그냥 영화에서

본 스토리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 소설과 영화 스토리가 많이 상이하고 또 영화도

좋았지만 원작의 위대함을 영화는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고 있고 어쩌면 지바고와 라라간의 사랑 이야기 중심으로만

그려냈다는 생각 그리고 그게 결국 상영 시간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영화의 한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파스테르나크는 "닥터 지바고"를 1945년부터 1955년까지 장장 11년간에 걸쳐서 썼다는데 그 스토리는 1901년부터

1953년까지 인류 역사에 엄청난 격변 - 두번의 세계대전, 세번의 러시아 혁명, 내전,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수립등-

가운데 한 개인 닥터 지바고에 일어난 이야기인데 이 소설을 완성하고도 소비에트 정부의 허락을 받지 못해 1957년

이태리에서 처음 발간되고 곧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그 다음 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소비에트 정권은

그에게 노벨상을 받으려면 아예 러시아를 떠나 망명하라고 강요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조국을 버릴 수 없어 상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 소설이 완성된지 33년이 지나서야 비로서 러시아에서 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많은 지식인들이 지난 세기에 인류가 이룩한 업적 열 가지를 선정한 적이 있다는데 20세기에는

실로 많은 과학적 발견, 컴퓨터,우주 여행, 복제양 돌리같은 생명의 복제등이 선정되었는데 그 가운데 소설책 한권이

있는데 그 책이 바로 '닥터 지바고"라고 이 책에 언급되고 있는데 솔직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고 또 어떤 사실적 

근거가 있는지는 몰라도 그만큼 이 소설이 대단한 소설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예술론의 핵심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쓸모가 없어지면 곧 실용성이 떨어지면 

소멸되어 가는 것이 세상의 진리인데 그 진리는 물건뿐 아니라 정치적인 이념이나 정신적인 가치도 예외일 수는 

없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예술은 정말 실용적이 아니었으면 인류 역사와 더불어 벌써

퇴화되었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유용한 점에서 그게 정확한 지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사람들의 선입견은 예술이 실용적이지 않다는 것은 예술을 보는 관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대중적인 실용성의 기준은 돈과 연결시키고 있어 위대한 예술가가 되어 값 비싼 작품을 생산하는 일만 예술로

간주되고는 있지만 인간들의 삶 그 자체가 예술이고 또 예술적으로 세상을 인식힐 때 창의성이 발휘되며 그것이

바로 실용성과 직결될 수 있다는 주장인데 지극히 당연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


영화로만 그 스토리를 기억하고 있는 이 소설을 제대로 번역된 문학작품으로서 꼭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변월룡 화백이 그린 파스테르나크의 초상화 ( 내 블로그 전시회 카테고리에서 변월룡 개인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