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도서출판 청미래, 2010, 214쪽
알랭 드 보통의 글에 흥미를 느껴 그의 책 몇 권 구매한 중에 우선 가벼운 책을 읽는다.
이 책은 런던 히드로 공항 제5 터미널을 완성하고 일종의 홍보 차원인지 아니면 소유주의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작가에게 일주일을 그 터미날에서 기거하면서 보고 느끼는 것을 기록해 달라는 요청에 의해
쓰여진 내용이다.
런던에 가본지 오래 되어 히드로 공항에 대한 기억도 아련하니 히드로 공항 제5터미날이 어떻게 지어졌기에
공항 관계자가 이렇게 특별히 주문을 하는가 궁금하여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역시 그 공항 터미날도 지금 전세계에
새로 만들어진 공항의 모습과 대동소이..인천공항과 비슷한데 하기사 공항이라는게 기능이 중요하니 특별히 달리
만든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남의 부탁을 받아 쓰는 글이니 공항에서 보여지는 전반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지만 알랭 드 보통 답게
역시 다른 시각으로 독특하게 기록하고 있어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냥 스쳐 지나간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의미을
새삼 깨우치게 해주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전반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다보니 그냥 짧은 기록과 감회 때문에
글의 깊이는 조금은 떨어지는 것 같고 단지 그냥 글로 그린 뎃상같은 가벼움이 있는데 그건 어쩌면 공항에서
스쳐가는 모든 것들이 가지는 일회성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현역 시절 국제 비지니스에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해외출장이 잦아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이 꽤나 많았는데
물론 잦은 여행이 피곤하기는 해도 공항에서 여러 낯선 사람들을 보고 또 느끼는 그런 분위기를 은근히 즐겼다는
생각이 든다. 출장이건 개인적인 여행이건 일단 공항에 가면 어떤 경계에 서있는 느낌..그러면서 혼자 느끼는
막연한 자유로움..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오가는 사람들중에 나만의 고독을 즐기는 시간들..그런 것들을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감상을 가끔씩 몇줄 끄적 거린 기억도 있는데 그런 글들이 지금은 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우리는 일상의 풍경을 그냥 스쳐 가지만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좀 더 관찰하고 생각하고 느끼게 되면 그 속에서
일종의 "명상집" 과 같은 형태의 글을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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